수문장 김승규(24, 울산)이 혹독한 경험을 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위치한 알라모돔에서 벌어진 멕시코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알란 풀리도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0-4로 완패를 당했다. 홍명보호는 경기 내내 수비에서 치명적 약점을 노출하며 한계를 보였다.
경기 후 김승규의 표정은 어두웠다. 실점을 책임지는 골키퍼로서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김승규는 “경기 전 이겨야겠다고 생각했다. 결과가 안 좋아도 후회하지 않는다. 내 실력이 이 정도라고 받아들이겠다”며 덤덤히 말했다.

이날 한국수비는 완전히 무너졌다. 수비수들끼리 의사소통도 되지 않았고, 골키퍼와의 호흡도 부실했다. 김승규가 공중볼을 처리하지 못한 상황도 나왔다. 이에 대해 그는 “(공중볼을) 펀칭하려고 나갔는데, 상대공격수가 내 팔을 쳐서 볼이 뒤로 흘렀다. 다음 코너킥 때 반대편 부심에게 (상대수비의) 파울을 보라고 했다”면서 자신의 실수가 아님을 해명했다.
페랄타에게 내준 첫 실점은 “(강)민수 형이 뒤에 있어서 마크가 되는 줄 알았는데 (페랄타가) 돌아서 때리더라”며 예측하지 못했음을 시인했다.

문제는 홍명보 감독이 가장 아쉬움을 표했던 두 번째 실점이었다. 수비수와 골키퍼의 호흡이 무너지면서 골을 허용했다. 김승규는 “전반전 끝나고 이야기를 많이 했다. 선수들이 오프사이드인줄 알고 안 쫓아갔다고 하더라. 그런 상황은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고 실수를 인정했다.
4골을 먹은 김승규는 자칫 위축되지 않을까. 김승규는 “K리그서도 세골은 먹어봤다. 배우고 느낀 게 더 많다. 네 골 먹었다고 위축되지 않고, 다음경기 더 자신감 있을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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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안토니오(미국)=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