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을 보여달라".
한화 김응룡 감독이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포지션은 포수다. 김응룡 감독은 아침 일찍 시작되는 포수들의 타격훈련부터 수비훈련과 불펜캐칭까지 빠짐없이 꾸준하게 관찰하고 있다. 전종화 배터리코치와도 수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포수들에게 "실력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그도 그럴 게 한화의 최대 취약 포지션이 바로 포수다. 신경현이 10년 가까이 장기집권했지만 지난해부터 전력에서 배제돼 현역에서 은퇴하며 코치가 됐다. 지난 2년간 '포스트 신경현'을 찾기 위한 작업이 진행됐으나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주전 안방마님으로 확실하게 내세울 만한 포수가 없었다.

때문에 올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전종화 배터리코치는 "지난해 우리팀에서는 6명의 포수들이 번갈아가며 기용됐다. 부상이라는 변수가 있었지만 적어도 올해는 작년처럼 여러명의 포수가 1군에 기용되지는 않을 것이다. 최소 100경기 이상 출전할 수 있는 주전 포수가 반드시 나올 것이고, 나와야 한다. 한화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늦춰선 안 된다"고 말했다.
포수라는 자리는 어느 정도 고정이 되어있어야 팀 운용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 부상처럼 특별한 변수가 아닌데도 포수가 계속 바뀌는 팀은 안정된 전력으로 보기 어렵다. 그래서 김응룡 감독도 전종화 코치를 통해 포수들에게 "실력을 보여달라"고 주문하며 경쟁을 유도시키고 있다.
현재 한화의 스프링캠프에는 4명의 포수가 참가 중이다. 지난 2년간 주전급으로 뛴 정범모를 비롯해 군제대한 이희근, 지난해 가능성을 보여준 엄태용, 올해 새롭게 들어온 대졸신인 김민수로 구성돼 있다. 경쟁을 통해 이들 중에서 어느 누군가 한 명이 고정 주전으로 발탁될 전망이다.
전종화 코치는 "이희근은 확실히 포구와 블로킹에서 기본기가 좋아 안정감이 있다. 김민수는 최근 어깨가 좋지 않아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지만 가능성이 있다"며 "정범모는 블로킹과 2루 송구에서 동작이 큰 게 문제점이다. 동작을 작게 가져가는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가장 주목받는 포수는 사실 엄태용이다. 지난해 후반기 김응룡 감독의 총애를 받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엄태용이만 아끼지 않는다"고 했다. 전종화 코치는 "엄태용이 비시즌에 체중이 많이 불었다. 포수는 체중이 많이 나가면 부상 위험도가 높다. 현재 106kg에서 102kg 정도로 뺐다. 숙소에서 훈련장까지 걸어다니며 몸부터 확실하게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1군 캠프에 있는 4명의 선수 뿐만 아니라 2군에도 박노민·이준수가 대기 중이다. 과연 올해 한화의 주전 포수 마스크는 누가 쓸까. 그 주인공이 누구일지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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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