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해서 행복하다".
한화 주장 외야수 고동진(34)이 행복론을 설파했다. 치열한 경쟁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지만 팀과 개인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것도 없다는 게 고동진의 생각이다.
한화는 지난 겨울 야수 쪽에서 대대적인 전력 보강이 이루어졌다. 특히 외야진이 가장 치열한 경쟁 포지션으로 떠올랐다. FA 이용규와 외국인 타자 펠릭스 피에가 가세하게 됨에 따라 기존의 한화 외야수들은 설자리가 좁아졌다. 고동진도 그 중 한 명이다.

하지만 고동진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개인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그답게 행복하게 받아들였다. 고동진은 외야 주전 경쟁에 대해 "행복하다. 좋은 선수들이 많이 들어왔고, 전체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졌다. 경쟁을 통해 팀도 나도 모두 발전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내가 경기에 나갈 기회가 줄어들 수 있지만 팀 전체를 생각해야한다. 분명 플러스 효과가 클 것이다. 경쟁을 하게 됨으로써 나 자신에게도 분명히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팀도 나도 강해지면 그보다 행복한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외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변화도 시도하고 있다. 지난 2년간 무릎 통증에 따른 수술과 재활로 스프링캠프 시작이 늦었던 고동진이지만, 올해는 시작부터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 중이다. 그는 "작년에는 제대로 뛰지 못했는데 올해는 스피드를 올려 주력을 살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해 한화의 키워드 중 하나가 스피드 야구. 이에 뒤처지지 않게끔 몸부터 만든다. 외야 수비에도 일가견 있는 그는 "외야 수비는 비슷하게 연습 중이다. 타격은 지난해 후반기 좋았던 부분을 이어가며 한 단계 진화하고자 한다. 기술적으로 스윙 궤도에 변화를 줘 장타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장으로서 역할도 잊지 않았다. 고동진은 "지난 몇 년간 팀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다. 선수들에게 굳이 큰 소리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며 "선수들끼리 서로 이야기도 많이 하며 정말 분위기 좋게 훈련하고 있다. 개개인 모두 기량이 발전해서 팀도 강해지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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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