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명절 특집 예능프로그램 ‘아이돌 선수권대회’는 아이돌 스타 팬들에게 애증의 프로그램이다. 온갖 논란에도 내가 사랑하는 스타들이 열심히 달리고 뛰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상당하니 챙겨 볼 수밖에 없다. 일반 시청자들에게는 인기 아이돌 스타들이 물불 가리지 않고 승부를 펼치는 모습은 흥미진진하다. 이번 설날 특집 역시 매년 발생하는 잡음과 논란에도 방송되는 이 프로그램의 생명 연장의 이유를 확인하는 시간이 됐다.
MBC는 지난 30일 ‘아이돌 육상·양궁·풋살·컬링 선수권대회’(이하 ‘아육대’) 1부를 방송했다. 1부에서 우승자가 가려진 종목은 여자 양궁 개인전과 남자 높이뛰기. 포미닛 권소현과 비투비 이민혁이 금메달을 차지했다. 또한 풋살 준결승전과 남녀 60m 달리기 예선전이 공개됐다.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육상과 풋살 결승전, 그리고 이번에 신설된 컬링 경기는 2부에 막이 오른다.
주요 종목의 경기 결과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이날 1부는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이어졌다. 마치 국가대표팀 경기를 보는 듯한 남자 풋살과 여자 양궁은 승리자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엎치락뒤치락 명승부가 펼쳐졌다. 기대를 하지 않았던 높이뛰기 역시 신기록이 쏟아지며 흥미를 높였다.

2010년 추석 방송 이후 8회째 방송되고 있는 ‘아육대’는 회를 거듭할수록 빠른 편집과 군더더기 없는 구성으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아이돌 스타들의 진정성 넘치는 승부에 초점을 맞춘 구성으로 우승자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예능프로그램으로서의 재미는 상당하나, 이 프로그램은 방송이 될 때마다 반복되는 문제를 끌어안고 있다.
하루 동안 진행되는 긴 녹화 시간과 부상의 위험을 생각하면 200여명의 아이돌 스타들이 화면에 비쳐지는 것은 불과 몇 분 남짓. 심지어 아예 방송되지 않는 스타들도 있으니 팬들의 불만은 회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매회 연습 혹은 경기 도중에 부상을 당하는 아이돌 스타가 발생해 팬들 사이에서는 ‘거대 방송사의 횡포’라는 시선이 끊이지 않는 프로그램이다. 때문에 이 프로그램만큼 방송 할 때마다 잡음과 논란이 반복되는 프로그램도 없다.
허나 반대로 여기면 ‘아육대’의 높은 관심은 웬만한 정규 예능프로그램을 민망하게 할 정도. 시청률 역시 쏠쏠해 방송사의 브랜드 예능프로그램의 명성을 이어오고 있는 중이다. 아울러 일부 극소수이긴 해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름을 알리는 아이돌 스타가 매회 탄생한다는 점에서 아이돌그룹들에게는 기회의 장이 되고 있다.
이번 ‘아육대’는 비투비 민혁이 지난 추석에 이어 높이뛰기 금메달을 차지하며 화제에 올랐고, 구자명과 노지훈은 풋살 경기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때문에 이 프로그램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해도 예능프로그램으로서 존재 가치는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더욱이 지난 추석 때부터 ‘아육대’의 구성이 몰라보게 세련되게 변모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박진감 넘치는 풋살을 도입해 소기의 성과를 거뒀던 지난 해 추석 방송에 이어 이번 설날은 잡다한 구성을 죄다 버리고 오로지 승부에만 집중한 편집으로 재미를 살렸다.
물론 태생적으로 ‘아육대’가 가진 부정적인 여론은 이 프로그램이 존재하는 한 계속될 것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이 같은 논란을 끌어안고 있을 수는 없는 일. 벌써 8회를 맞은 나름대로의 장수 예능프로그램이기에 토끼눈을 뜨는 시청자들을 차츰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아육대’의 향후 과제인 듯 보인다.
한편 이번 ‘아육대’는 샤이니, 인피니트, 엑소, 비스트, 틴탑, 블락비, B1A4, 2AM, 제국의 아이들 등 230여명의 아이돌 스타들이 함께 했다. 전현무, 슈퍼주니어 신동, 김성주, 이병진이 MC를 맡았으며, 황제성과 맹승지가 보조 MC를 책임졌다. 31일 오후 5시 20분에는 2부가 방송된다.
jmpyo@osen.co.kr
‘아육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