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프로그램 '주먹쥐고 소림사'는 김병만이기에 가능했다. 대체불가능한 김병만의 캐릭터는 곧 '주먹쥐고 소림사'였다.
김병만은 지난 30일 오후 방송된 '주먹쥐고 소림사'에서 장우혁, 육중완, 동준, 니엘 등 4명의 멤버들과 함께 중국 소림사 수도승들의 삶을 체험했다. 말이 쉬워 체험이지 그야말로 제발로 고생길을 자초한 김병만과 멤버들이었다.
김병만은 멤버들을 이끌고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에 임했다. 해가 뜨지도 않은 아침부터 강행된 훈련이었지만 그는 해냈다. "정글보다 힘들다"는 '깨알 같은' 불만토로가 이어졌을 뿐이었다.

특히 그는 영화에서나 봐 왔던 취권을 직접 연마하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마지막 모두 앞에서 연마한 취권을 테스트 받는 김병만의 진지한 모습은 TV에서 볼 수 없었던 진귀한 풍경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달인을 연기하던 시절부터 쌓아온 김병만만의 캐릭터는 SBS '정글의 법칙'을 통해 더욱 견고해졌다. 그는 다른 MC들처럼 현란한 말솜씨는 없지만 묵묵히 무모해보일지도 모르는 고생을 통해 그만의 브랜드를 만들었다.
이런 김병만을 제외하고 소림사의 무술을 연마할 수 있는 방송인이 또 있을까. 아니, 오히려 프로그램에 김병만이 캐스팅된 것이 아닌, 김병만이라는 인물을 위해 '주먹쥐고 소림사'가 만들어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 김병만이란 브랜드는 곧 '주먹쥐고 소림사'의 정체성이었다.
그렇기에 '주먹쥐고 소림사' 방송 이후 쏟아진 네티즌의 호평은 그의 땀과 노력에 대한 호평이기도 하다. 꼼수 부리지 않고, 몸 사리지 않고 주어진 과제에 몰두하는 김병만의 정직함은 시청자들에게 단순한 웃음을 넘어선 울림을 선사했다.
'정글의 법칙'을 오랫동안 이끌어온 김병만은 지난해 SBS 연예대상을 수상하며 SBS를 대표하는 예능인으로 자리잡았다. 그런 그가 '주먹쥐고 소림사'를 통해 '정글의 법칙' 이후 또 한 번 히트 프로그램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소림사 속 김병만이 보여줄 또 다른 활약은 '주먹쥐고 소림사'의 정규 편성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mewolong@osen.co.kr
'주먹쥐고 소림사'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