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드라마가 각기 다른 엔딩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와 MBC '미스코리아'(이하 미코)가 각각 독특한 엔딩을 내놓고 작품의 매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
먼저 수목극 부동의 1위 '별그대'는 매회 '에필로그'를 삽입해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본편에 등장한 장면이나 특정 내용에 대해 부연 설명을 하거나 반전을 안기는 짧은 영상을 내보내고 있는 것.

예컨대 11회 에필로그에선 도민준(김수현 분)이 낚시를 갔다가 따라와 사랑을 고백한 천송이(전지현 분)를 맘에 없이 단호히 거절한 이후의 내용이 나왔다. 이날 본편에는 천송이에게 독설을 날리며 마음을 거절하는 도민준과 이를 믿을 수 없으면서도 눈물이 그렁그렁해져 돌아서는 천송이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방송분 말미 에필로그에선 도민준이 돌아선 천송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시간을 정지시키는 초능력을 발휘했다. 그리곤 천송이 앞으로 다가가 손을 잡고 눈물의 키스를 건네는 모습이 이어져 시청자들을 열광케 한 바 있다.
'별그대'는 방송 초반 에필로그에서 도민준과 천송이가 마치 인터뷰를 하는 듯한 설정을 이용해 각각의 캐릭터와 과거사 등을 설명하거나 도민준에게 마음을 빼앗긴 천송이가 정신과 의사 앞에서 원맨쇼를 하듯 하며 상담을 받는 장면으로 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시청률보다 완성도 빛나는 드라마로 호평 받고 있는 '미코'는 권석장 PD 특유의 '여운 엔딩'으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대개 엔딩은 인물들의 정지 이미지를 사용하거나 다음회 예고를 바로 잇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미코'의 경우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가운데 오지영(이연희 분)이나 형준(이선균 분) 등 등장인물들 간의 대화나 행동 등을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하는 방식을 취한다.
사실 '미코'의 이러한 엔딩은 연출을 맡은 권석장 PD 특유의 개성으로 유명하다. 권 PD는 과거 이선균 이성민 등과 함께 했던 드라마 '파스타', '골든타임' 등에서도 이 같은 여운 엔딩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이불 속에서 서로에 대한 사랑을 속삭이는 지영-형준 커플의 모습이나 엘리베이터 걸 지영이 서러운 눈물을 꾹 참으며 '와이키키' 미소를 지어보이는 장면 등을 그대로 이어 내보내는 방식으로 여타의 드라마들과 다른 긴 여운을 선사했다.
시청자들은 흔한 드라마들과 차별화된 '별그대'와 '미코'만의 엔딩 방식에 호감을 표하고 있다. 본편보다도 도리어 '별그대'의 에필로그나 '미코'의 여운 엔딩을 기다리는 목소리들이 이어질 정도. 일부 네티즌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두 드라마의 엔딩만을 짜깁기 편집한 영상들을 올리며 드라마 팬들과 공유하기도 한다.
이처럼 두 드라마는 엔딩마저도 특별한, 에필로그조차도 남다른 매력으로 안방극장을 매료시켰다. '별그대'가 시청률 30% 고지를 바라보고 '미코'가 웰메이드 수작으로 호평받는 데는 제작진의 디테일한 노력이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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