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프로그램에서 비(非)연예인 출연자들의 활약상이 더 커지고 있다. 운동선수부터 각종 분야의 전문가, 특정 가수의 모창능력자까지 다양한 재능을 가진 비(非)연예인 출연자들은 약방의 감초 역할을 벗어나 프로그램의 어엿한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비(非)연예인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서 볼 수 있다.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기존에 스스로 갖고 있던 유명세를 통해 프로그램의 패널이나 진행자, 혹은 관찰 예능의 주인공으로 발탁된 경우와 오디션이나, 대회 등에 일반인 참가자로 참가하는 경우다.

전자의 경우, 특히 관찰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활약이 돋보인다. 관찰 예능 성공작 중 하나인 MBC 예능프로그램 ‘아빠!어디가?’에서는 최근 1기에서 2기로 기수가 바뀌며 멤버 구성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런 과정에서 ‘아빠!어디가?’ 제작진이 빼놓지 않았던 것은 연예인이 아닌 비(非)연예인 출연자의 출연. 굳이 이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전직 축구 국가대표 선수였던 1기의 송종국이 2기의 안정환에게 배턴을 터치한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송종국은 1기에서 뛰어난 축구실력과 그 못지않게 지극했던 딸 사랑으로 재미를 줬다. 유난한 부성애로 ‘딸바보’, ‘팔불출’ 등의 별명을 얻긴 했지만 그런 의외의 모습이 프로그램에 풍성한 재미를 더했다. 송종국의 배턴을 이어받은 안정환은 2기 첫 방송에서 “아들을 후배 대하듯이 하더라”며 자신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평생을 운동에만 전념해 와 그 이외의 관계에 대해서는 서투르기만 한 운동선수 출신 아빠의 변화상이 프로그램에 새로운 활기를 더해 줄 전망이다.
관찰 예능에서 활약하는 또 다른 전직 운동선수 서장훈의 활약상도 빼놓을 수 없다. 서장훈은 현재 금요일 오후 방송되는 MBC 예능프로그램 ‘사남일녀’에서 셋째 아들로 출연 중이다. 큰 키와 덩치로 투박하게만 보이는 그는 실제 방송에서는 여동생 이하늬에게 끝없는 잔소리를 쏟아 붓고 비위가 약해 굴을 먹지 못하는 섬세함, 어린 조카를 놀리는 장난꾸러기 같은 면모로 반전을 주며 예능계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운동선수들의 활약상이 유독 뛰어난 프로그램은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이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도전하는 종목에 따라 그 분야의 국가대표 선수들이 종종 출연해 방송을 빛내고는 한다. 특히 지난 14일에는 박주봉, 김동문, 이동수, 하태권, 이용대, 유연성 등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들이 참석, '배드민턴 리턴즈- 올스타 슈퍼매치'를 펼치며 프로그램 시청률 상승을 도왔다.
그 밖에도 관찰 예능으로 포맷을 바꾸며 시청률 순항 중인 SBS 예능프로그램 ‘백년손님-자기야’에는 함익병, 남재현 등 유명 전문의들이 장모님과 보내는 24시간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고 있고, JTBC ‘마녀사냥’에는 영화평론가 허지웅과 곽정은 기자 등 비(非)연예인 패널들이 뛰어난 언변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내고 있다. 또 최근 큰 화제가 되고 있는 tvN ‘더 지니어스: 룰브레이커’에는 전 프로게이머 홍진호, 임요한, 변호사 임윤선, 바둑기사 이다혜 등 연예인 아닌 유명인들이 출연해 불꽃 튀는 대결을 보여줬다.
유명인 뿐 아니라 일반인이 참여하는 프로그램들의 인기도 식을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월요일 늦은 오후에 방송되는 KBS 2TV 예능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는 경쟁작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를 뛰어넘는 안정적인 시청률로 1위 왕좌를 차지하고 있으며 유명 가수들의 모창 능력자들의 대결을 그리는 JTBC ‘히든싱어’ 역시 최근 시즌2를 마무리하며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다.
이제 예능 프로그램에서 비(非)연예인의 출연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는 트렌드가 되고 있다. 이들의 출현은 개그맨과 코미디언, MC 등 정식 예능인들에게는 긴장감을 주는 한편 시청자들에게는 다양한 직업인들의 실상과 새로운 모습을 보여줌으로 더욱 풍성한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진의 경계가 넓어지는 일은 결과적으로 프로그램 다양성 발전에 도움을 준다. 이 같은 트렌드를 힘입어 또 어떤 비(非)연예인 스타가 등장하게 될지 기대감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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