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응답하라 1994'가 '원소스 멀티유스'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노래로 응답하라 1994'를 통해서다. 1990년대에 대한 추억, 당시 음악, 문화를 다룬 드라마로 큰 인기를 모은 '응답하라 1994'는 극중 많은 노래가 사랑받았다는 점에 착안, OST라이브 쇼를 선보였다.
고아라의 내레이션과 박기영의 '시작'으로 오프닝을 연 이 프로그램은 MC를 맡은 전현무, 최은경, 신봉선, 주영훈이 로이킴의 '서울 이곳은'을 부르며 등장하는 것으로 음악쇼의 포맷을 갖췄다.

주연 배우들을 데려다 토크를 꾸미고 중간 중간 B1A4 '그대와 함께', 김예림의 '행복한 나를', 하이니의 '가질 수 없는 너' 무대 등을 꾸며 OST를 알차게 이용한 전략은 성공적.
인기 작품을 지나치게 울궈먹는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었으나 아름다운 OST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의미있는 음악쇼를 완성했다. 특히 1990년대 큰 인기를 얻은 미스터투를 섭외해 '하얀 겨울' 무대를 꾸민 건 백미.
다리 부상 때문에 불참한 고아라, 드라마 촬영 때문에 불참한 손호준의 내레이션은 마치 드라마가 계속되는 듯한 느낌을 줬고, 배우들, 시청자들과 함께 1990년대를 향수하는 내용의 토크는 단순한 드라마 '재탕'을 넘어서 별개의 프로그램으로 충분한 매력을 발산했다.
배우들의 노래 실력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김성균과 민도희 커플이 부르는 ‘운명’, 정우-김성균-유연석-바로-민도희가 다 함께 부른 ‘너만을 느끼며’ 무대는 팬들에게 반가운 볼거리가 됐다. 유연석이 부르는 성시경의 '너에게'도 신선했다.
배우들도 분위기를 잘 맞췄다. 유연석은 신봉선과 즉석에서 목덜미 키스를 선보였고, 김성균은 정우 때문에 겪은 굴욕담을 풀어놓으며 웃음을 유발했다.
음악을 주요 소재로 하진 않아도, 음악이 매우 중요한 장치를 할 드라마는 여러 편 기획되고 있는 중. '응답하가 1994'로 성공적인 전례를 쓴 만큼 방송사들이 앞으로 더 다양한 '원소스 멀티유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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