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먹방(먹는 방송)이 아니었다. 초반에는 정력에 좋은 음식이 소개되면서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방송인 신동엽의 입담과 가수 강민경의 먹방이 살아나면서 맛깔 나는 예능을 탄생시켰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KBS 2TV ‘밥상의 신’에서는 ‘정력에 좋은 음식 4대 천왕’이라는 주제로 퀴즈를 맞추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밥상의 신’은 음식과 관련된 퀴즈를 맞히면 난이도에 따라 3첩 반상에서 왕의 밥상까지 받을 수 있는 퀴즈쇼로 KBS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스타 골든벨’의 음식 버전이자 교양 프로그램 ‘한국인의 밥상’의 예능 버전이다.
하나하나 음식이 소개되면서 해당 음식의 효능과 요리법뿐만 아니라 어떻게 먹어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 어떤 부위가 가장 맛있는지 등 음식에 대해 몰랐던 정보를 상세하게 알려줬다.

음식에 대한 설명이 계속해서 이어져 지루함이 느껴질 때쯤 MC이자 왕인 신동엽의 입담과 기미상궁 역의 강민경의 먹방이 재미있는 호흡을 만들어내며 조금 싱거웠던 프로그램에 양념이 됐다. 신동엽은 왕노릇을 하며 상황극을 연출했고 강민경은 왕 신동엽이 음식을 먹기 전 독이 들었는지 안들었는지 확인하며 먹음직스럽게 음식을 먹어 신동엽의 인내심을 시험했다.
대게가 정력에 좋은 음식으로 소개된 가운데 강민경이 왕이 먹기 전 대게찜, 대게회 등을 먼저 맛봤다. 강민경은 대게 음식들을 혼자 맛깔나게 먹었다. 강민경은 주위의 부러운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맛있게 먹었다. 그러나 강민경은 긴장한 탓에 대게 다리에 있는 심까지 먹어치워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강민경은 양념 대게를 손으로 집어 먹었고 이를 지켜보던 왕 신동엽은 침만 꼴깍 삼키기만 하다가 “왕이 아니라 기미상궁으로 섭외했어야지”라고 버럭 했다.
또한 두 번째 정력음식으로 소개된 돼지고기 요리들이 나왔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강민경이 먼저 맛을 봤다. 신동엽은 강민경에게 줄 돼지고기를 가위로 자르다가 결국 먹기 시작했다. 신동엽은 강민경에게 러브샷이 아닌 러브식을 제안, 서로 팔을 꼬아 돼지고기 김치찜을 먹어 웃음을 자아냈다.
신동엽의 입담과 표정연기는 홍어가 등장했을 때 빛을 발했다. 홍어 특수부위 시식에서 홍진영이 홍어애가 당첨되자 “축복 중의 축복이다. 며칠 지나면 못먹는다. 신선한 홍어에서만 먹을 수 있다”며 입맛을 다셨다. 홍진영이 홍어애를 나눠주며 홍어애 맛을 설명하자 홍어애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결국 인내심이 폭발한 신동엽은 홍어애를 덥썩 먹더니 세상을 다 가진 표정을 지었다.
이어 신동엽은 갑자기 홍진영을 번쩍 들어 안고 홍어애를 먹고 순간적으로 생긴 힘을 증명했다. 그러나 얼마 버티지 못하고 홍진영을 떨어뜨려 출연진을 폭소케 했다.
강민경도 의외의 예능감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홍어생식기를 먹게 된 김신영이 기미상궁 강민경에게 시식을 요청하자 강민경은 “궁금한 걸 못참는 스타일이라 먹겠다”고 예상하지 못한 반응을 보였고 거침없이 홍어생식기를 먹었다.
홍어생식기를 먹고 아무렇지 않아 하더니 갑자기 몸을 베베 꼬기 시작했다. 강민경은 식은땀까지 흘리며 “홍어 특유의 냄새가 뼛속까지 전해지는 느낌이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밥상의 신’은 시청자들의 호응에 따라 내부 회의를 거쳐 정규 편성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지만 음식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는 가운데 먹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에 대한 정보를 세세하게 알려주는 등 재미와 유익함을 잡은 프로그램으로 정규편성이 되면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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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밥상의 신’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