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선수들에게 내준 두 가지 숙제는?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2.01 05: 59

홍명보(45)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선수들에게 두 가지 큰 숙제를 내줬다. 브라질 월드컵에 가려면 반드시 잘 풀어야 하는 중요한 미션이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국가대표팀은 지난 31일(이하 한국시간) 샌안토니오에서 다시 LA로 이동해 휴식을 취했다. 대표팀은 1일 다음날 미국과 경기를 치를 캘리포니아 카슨에 위치한 스텁허브센터에서 한 시간 가량 회복 및 전술훈련을 가졌다.
▲ 첫 번째 숙제 ‘피로를 이겨내라’

미국전을 앞둔 홍명보 감독은 선수들에게 중요한 숙제를 줬다. 첫째는 ‘피로를 이겨내라’다. 브라질에서 일주일 간 현지적응을 한 선수들은 LA로 와서 코스타리카와 붙었다. 이후 두 시간 시차가 있는 샌안토니오로 날아가 멕시코를 상대하고 다시 LA로 왔다. 한국에서 출발한 이동거리까지 포함하면 2주 동안 지구를 한 바퀴 돈 셈이다.
한국 취재진들은 대표팀과 같은 비행기로 LA와 샌안토니오를 왕복했다. 축구를 하지도 않았지만 피로와 시차에 쉽게 적응이 어려웠다. 하물며 장신선수들은 작은 비행기 안에서 2~3시간을 지내는 것도 곤욕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들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피곤한 상태는 맞다. 그렇다고 우리가 완벽한 상황에서 경기를 해야 될 이유는 없다. 어려운 조건에서 경기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면서 오히려 어려운 상황을 반겼다. 극한의 상황이 오히려 선수들을 제대로 평가할 좋은 기회라는 것.
이어 홍 감독은 “이번 전지훈련의 목적은 이 선수들이 얼마나 견뎌내는지 판단하는 것이다. (이번 훈련을 보면) 6월 월드컵 본선에서 얼마나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정도 시련을 견디지 못하는 선수는 브라질에 데려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 두 번째 숙제 ‘텃세를 극복하라’
홍명보 감독이 내준 두 번째 숙제는 ‘홈 텃세를 극복하라’다. 지난 멕시코전에서 홍명보호는 일방적으로 멕시코를 응원하는 5만 여 관중의 함성에 완전히 압도를 당했다. 돔구장 알라모돔이 너무 시끄러워 수비수와 골키퍼가 서로 의사소통을 하지 못할 정도였다. 멕시코 팬들은 김승규가 골킥을 찰 때마다 함성과 야유를 퍼부어 노골적인 방해를 했다. 여기에 대표팀은 처음 실전에서 써본 브라주카, 돔구장 등 여러 환경적 요소에 흔들리는 모습이 노출됐다.
미국전도 만만치 않다. 미국프로축구(MLS) LA 갤럭시의 홈구장 스텁허브센터는 2만 7000명을 수용하는 축구전용구장이다. 그라운드와 관중석이 매우 밀착되어 있다. 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경기시작 열흘 전부터 이미 미국전 전 좌석이 매진된 상태다. 축구에 큰 관심이 없는 미국이지만, 대표팀에 대한 열성은 대단한 편이라고 한다.
홍명보 감독은 만원관중이 오는 미국전에 압박감을 느끼지 않냐는 외신기자의 질문에 “그런 압박감은 없다. 중요한 것은 내가 아니라 우리 선수들이다. 우리 선수들은 많은 관중들 앞에서 경기를 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멕시코전과 마찬가지로 그런 부분이 이 경기에서도 작용할 것이다. 이 경험을 통해서 개개인이 성장한다면, 우리는 충분히 좋은 기회로 삼을 수 있다”면서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홍명보 감독이 내준 두 가지 숙제를 완벽하게 푸는 사람만 브라질에 갈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은 미국전 선수기용에 대해 “선수들이 피곤하지만 미국전은 지금 가지고 있는 전력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의 선수들을 내보내겠다”라고 공언했다. 국내파들에게는 브라질에 갈 수 있는 사실상 막차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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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슨(미국)=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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