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가 팀 분위기에 빠르게 녹아 들고 있다. 마치 한국 무대에 몇년간 뛰었던 선수처럼 느껴질 정도다.
베네주엘라 출신 히메네스는 키 192cm 몸무게 127kg의 우수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뛰어난 힘과 장타력을 겸비한 선수. 지난해 토론토 블루제이스 산하 버팔로(AAA)에서 활약하며 타율 2할8푼5리 101안타 18홈런 73타점을 기록했다.
구단 측은 "히메네스는 선구안이 뛰어나 삼진 대비 볼넷 비율이 높고 유인구에 잘 속지 않는 스타일로 수준 높은 변화구를 구사하는 한국 무대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그의 활약을 기대했다. 또한 "다양한 리그 경험으로 인해 새로운 무대에 빠른 적응과 지난해 팀내 약점이었던 중심타선의 무게감을 더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자 문제로 애리조나 1차 캠프에 지각 합류한 히메네스는 선수단과 첫 만남에서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그는 "안녕하세요 형님"이라는 인사말을 배워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곧바로 활용하는 친화력까지 보여줬다.
5년 전 일본 무대에서 뛰었던 경험 때문일까. 한국 음식 적응 또한 합격점. 그는 햄버거 대신 김치볶음밥에 도전해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 "맛있게 먹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지만 사실 매운 건 잘 못 먹더라"는 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리고 설날 땐 선수들과 함께 세배도 따라하고 떡국 두 그릇을 게 눈 감추듯 먹으며 '폭풍 흡입의 정석'을 선보였다.
그렇다고 문화 적응만 잘 하는 건 아니다. 기대했던 만큼 실력도 뛰어나다. 큰 체구에서 뿜어나오는 괴력은 단연 으뜸. 그는 큼지막한 타구를 펑펑 쏟아내며 보는 이들을 절로 미소를 짓게 했다. 박흥식 타격 코치는 "힘이 굉장하다"고 엄지를 세우기도.
지난해까지 장타 가뭄에 시달렸던 롯데는 히메네스와 최준석을 영입하며 '소총 부대'의 오명에서 벗어날 각오다. 이 선수 보면 볼수록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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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