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백상원(26)이 만년 기대주 탈출을 선언했다.
그는 단국대 시절 태극마크 단골손님이었다. 대표팀의 주전 2루수이자 중심 타선을 이끌며 '대학 리그 최고의 타자'라는 찬사를 받았으나 프로 데뷔 후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게 사실.
괌 1차 전훈 명단에서 제외된 그는 경산 볼파크에서 칼바람을 맞으며 올 시즌을 준비 중이다. "전훈 명단에 반드시 포함될 것이라 생각한 건 아니지만 꼭 가고 싶다는 마음은 강했다". 그토록 바라던 전훈 명단에 발탁되지 못한 그는 "아쉬움이 크지만 내가 못했기 때문"이라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아마추어 시절 '방망이 만큼은 타고 났다'는 평가를 받았던 백상원이지만 지난해 퓨처스 리그 성적은 기대 이하에 가깝다. 그는 81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5푼2리(242타수 61안타) 3홈런 36타점 33득점 20도루를 거둔 게 전부.
"잘 해야 한다는 부담이 큰 탓에 내가 가진 걸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게 백상원의 말이다. 그러면서 그는 "핑계일 수도 있겠지만 잘 맞은 타구가 잡힌 적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다 보니 자신감마저 떨어졌다. 공격에서는 아쉬움이 컸지만 수비는 한 단계 발전했다는 평가.
백상원은 지난해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 때 누구보다 굵은 땀방울을 쏟아냈다. "이제 적잖은 나이에 후배들도 들어보니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은퇴하는 건 시간 문제"라는 코치들의 냉정한 조언에 이를 악물었다. 백상원은 전훈 명단에서 빠진 만큼 스파이크 끈을 더욱 조여맸다. 그는 경북고 후배 정병곤과 김상수의 활약을 지켜보며 큰 자극을 받기도.
"아무리 2군에서 잘 해도 1군에 가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없다. 작년보다 1군 경기에 많이 뛰고 싶다". 백상원에게 올 시즌 목표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언제 부를지 모르니 항상 100% 컨디션을 준비하겠다"는 백상원의 표정 속에 비장함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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