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 타이거즈 수호신 오승환(32)이 호랑이 유니폼을 입고 공식 스프링캠프 첫 날 훈련을 소화했다.
오승환은 1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자구장에서 열린 한신의 스프링캠프 개막일을 맞아 등번호 22번이 적혀있는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팬들에게 첫 모습을 드러냈다. 일본 취재진도 오승환의 동선을 따라 바쁘게 움직였고, 팬들도 오승환의 움직임 하나 하나에 주목했다.
오승환은 한신 선수들과 함께 오전 9시40분 구단 버스에서 내리며 등장했다. 맷 머튼, 랜디 메신저 등 다른 외국인선수들이 승합차를 타고 일본 선수들과 따로 이동한 반면 오승환은 버스에서 일본 선수들 무리와 어울렸다. 외국인선수들이 줄 수 있는 이질감이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오승환은 오전 10시부터 선수들과 함께 워밍업으로 단체 훈련을 시작했다. 스트레칭 중 옆 자리에 위치한 니시오카 쓰요시와도 이야기하며 선수들과 친밀감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워밍업을 마친 뒤에는 야수들과 함께 베이스러닝 훈련도 무난하게 소화했다.
일본프로야구는 투수들도 주루 및 타격 훈련을 함께 한다. 오승환도 예외없이 베이스러닝과 타격 훈련을 병행했다. 삼성 시절부터 빠른 발을 자랑한 오승환은 1루에서 3루, 2루에서 홈으로 빠르게 질주하며 박수를 받았다. 야수들과 큰 차이없는 스피드였다.
뒤이어 서브구장에서 투수 이와타 미노루와 함께 캐치볼로 어깨를 푼 오승환은 실내연습장에서 타격 훈련도 소화했다. 배트를 잡은 오승환은 다소 어색한듯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후 수비 훈련과 장거리 러닝까지 오후 2시에 연습을 마쳤다.
오승환은 "훈련 방식에 있어 한국과 크게 다른 건 없었다. 환경과 분위기가 새로운 건 사실이지만 야구를 하는 것은 다르지 않다"며 "타격은 고교 시절 이후 처음으로 했다. 아직은 타이밍이 잘 맞지 않는 듯하다. 공이 빨라서 잘 보이지 않았다. 앞으로 연습을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마무리투수인 오승환이 경기 종반 타석에 등장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철저하게 준비하겠다는 의지. 일본 진출 첫 해 오승환의 준비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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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