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응급남녀'가 의학 드라마와 로맨틱 코미디의 쫄깃한 조합을 성공적으로 끌어낼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주연간의 4각관계는 설정해뒀지만, 이 관계들이 응급실이라는 배경을 얼마나 '쫄깃'하게 활용해낼 수 있을지 아직 미지수로 남아있기 때문. 이미 방영된 지난 1~4회는 톡톡 튀는 송지효(오진희 역)-최진혁(오창민 역)간의 티격태격 케미스트리로 극적 재미를 보장 받았으나, 조연들의 캐릭터 설정이 다소 진부해지면서 이후 스토리가 뻔해져버린 상태.
지난 1일 방송된 '응급남녀' 4화는 이같은 우려를 그대로 드러내는 스토리였다. 인턴들의 좌충우돌 러브 스토리로도 충분히 흥미로웠을텐데, 굳이 오창민의 전형적인 부모 설정을 더해 기존 다른 한국 드라마의 연애담과 차별화에 실패하고 말았다. 오창민의 어머니는 아들 밖에 모르는 속물 어머니고, 아버지는 생태계가 우선인 정의로운 아버지. 오진희를 대하는 방식도 뻔하게 상반된다.

엄격하면서도 오진희에게 점차 마음을 여는 국천수(이필모 분)의 캐릭터도 예전 의학 드라마의 치프 캐릭터와 크게 겹치지만, 더 큰 문제는 한아름(클라라 분)이다. 장관 딸에 미인대회 경력을 갖고서 오창민에게 호감을 갖는 한아름의 캐릭터는 전형적인 '밉상'에 가까워 향후 클라라가 이 인물을 얼마나 설득력있게 그려낼 것인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배경이 응급실인만큼 오창민과 오진희가 함께 위급 환자를 구하고, 오진희가 기관 절개한 환자가 사망으로 충격을 받아 오창민과 갈등을 겪는 등 의료 케이스도 다양하게 활용이 되고 있긴 한 상태. 그러나 이미 너무 뻔해진 4각관계와 주변 인물들의 전형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다 '쫄깃'한 의학 드라마의 매력이 나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는 오창민과 오진희의 티격태격한 관계에 동료애가 더해지며 다소 톤을 달리하고 있는 상황. 오창민은 고군분투하고 있는 오진희에게 애틋한 감정이 생기고, 국천수에게 이유를 알 수 없는 질투심도 느끼고 있다. 오진희는 국천수로부터 실력을 차츰 인정 받으며 성장하고 있다. 충분히 매력적인 두 캐릭터가 어떤 의학적 사건과 맞물리며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개해나갈지, 기대되는 대목은 바로 이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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