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수비에서 고질적인 문제점을 드러내며 미국에게 완패를 당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카슨에 위치한 스텁허브센터에서 치러진 미국대표팀과 평가전에서 전반 4분 만에 크리스 원더롭스키에게 두 골을 허용하며 0-2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과의 역대 A매치에서 2승 3무 2패를 기록하게 됐다.
초반부터 수비가 흔들렸다. 홍명보 감독은 코스타리카전에 기용했던 수비수: 김진수, 김주영, 김기희, 이용의 포백을 그대로 가동했다. 골키퍼는 정성룡이 맡았다. 위기는 빨리 찾아왔다. 경기시작 4분 만에 브래드 데이비스가 강력한 슈팅을 날렸다. 정성룡의 펀칭에 막힌 공은 크리스 원더롭스키의 발에 걸려 선제 실점으로 연결됐다.


한국은 패스의 세밀함이 떨어져 미국과의 허리싸움에서 뒤졌다. 전반 18분 단독돌파에 성공한 이근호는 골키퍼 앞에서 슈팅까지 날렸지만 공은 허무하게 허공을 갈랐다. 전반 36분 얻어낸 코너킥 찬스도 제대로 살려보지 못하고 무위에 그쳤다.
브라질과 미국에서 3주 간 전지훈련을 치른 선수들은 심신이 모두 지친 상태였다. 컨디션이 떨어진 모습이 눈에 띌 정도였다. 전반 43분 한국은 원더롭스키에게 우측면이 완벽히 뚫렸다. 랜든 도노반이 발만 갖다 대도 두 번째 골을 먹는 상황. 타이밍이 어긋났다. 한국은 0-1로 끌려가며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 양상은 달랐다. 강력한 압박을 내세운 한국은 서서히 주도권을 찾았다. 후반 8분 우측면을 파고든 고요한은 문전 앞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골로 연결되지 못했지만 위협적인 장면이었다. 후반 13분에는 박종우의 크로스를 김신욱이 헤딩슛으로 날렸다. 공이 머리를 빗겨나가 절호의 동점 기회가 무산됐다.

기회가 무산되자 곧 위기가 왔다. 후반 14분 첫 골의 주인공 원더롭스키는 문전 혼전상황에서 침착하게 추가골을 뽑았다. 사실상 미국의 승리에 쐐기를 박는 골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이근호와 이호를 빼고 이승기와 이명주를 투입한데 이어 김진수 대신 김태환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선수교체 이후 한국은 만회골에 대한 열망으로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후반 38분 고요한의 패스를 받은 김신욱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벗어났고, 연달아 이어진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공격도 모두 골로 이어지지 못했다. 결국 한국은 만회골 없이 0-2로 패하며 전지훈련에서 치른 3경기 평가전을 1승 2패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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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슨(미국)=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