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다 보기에 이만한 프로그램이 있을까. MBC 예능프로그램 ‘세바퀴’가 오랜만에 10%대 시청률에 들어서며 명절 연휴에도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가족 예능의 장점을 제대로 보여줬다.
2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의 집계결과에 따르면 지난 1일 방송된 '세바퀴'는 전국기준 11.0%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5일 방송분(8.7%) 보다 2.3%포인트 상승한 성적.
'세바퀴'는 지난 해 6월 22일 11.1%의 시청률을 기록한 이후 7개월 동안 한자릿수 시청률을 유지해왔다. 때문에 이 같은 시청률 상승세는 고무적이다. 최근 이 프로그램은 시청률이 상승하며 토요일 예능 프로그램 터줏대감의 저력을 다시 한 번 과시해왔다. 그 가운데 명절을 맞이해 깜짝 상승한 시청률이 전 세대를 아우르는 프로그램 특유의 친화적 성격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날 '세바퀴'에는 제 2의 고향 특집으로 방송인 하일과 그의 아들 하재익, ‘일본인 며느리’ 루미코, ‘프랑스 꽃청년’ 파비앙, ‘콩고 왕자출신 난민’ 욤비 부자, ‘파라과이 미녀’ 아비가일, ‘데릴사위’ 크리스가 출연해 한국에서의 삶과 경험들을 나눴다.
유독 눈길을 끌었던 것은 프랑스 꽃청년 파비앙과 콩고 왕족출신 난민 욤비 부자, 광고로 유명해진 미국인 크리스 존슨이었다.
크리스 존슨은 처음부터 광고 속의 천진난만한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수다스런 모습으로 예능인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는 시도 때도 없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큰 리액션과 끼어들기로 수다 본능을 과시, 웃음을 자아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을 "양X"이라며 낮춰 부르고 불쑥 친구인 파비앙에게 "콩비지찌개도 먹느냐?"라고 질문하는 크리스의 모습은 MC들을 당황하게 했다. 그러나 그는 아내의 밥상을 매일 차려주기 위해 한식 학원을 다니고, "콩국수를 제일 잘 한다"고 자랑해 훈훈한 남편의 전형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국 음식 사랑은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합류한 프랑스 출신 모델 파비앙도 마찬가지였다. 파비앙은 "프랑스에 있을 때는 음식을 잘 못 먹었는데 한국에서 와서 잘 먹게 됐다"며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 차례 선보인 바 있는 한식 사랑을 드러냈다. 또 그는 무대 위에서 직접 어린시절부터 배워왔던 태권도를 선보여 출연진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콩고 왕족 출신 욤비의 아들 라비는 능청스러운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유창한 한국말을 사용하는 그는 "누구와 닮았다는 말을 듣냐?"는 MC들의 말에 "윌 스미스"라 답하며 잘생긴 외모를 과시했다. 이어 그는 여자친구가 있는 사실과 함께 누나들은 자신을 귀엽다고 하고 친구들은 눈이 예쁘다고 한다며 인기있는 남학생의 면모를 보여 아버지를 당황하게 했다. 특히 아버지 욤비는 아들의 여자친구가 집에 와서 음식을 만들어준다고 하자,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현재 '세바퀴'는 지상파 방송국 토크쇼 중 거의 유일하게 남아있는 '떼토크쇼'다. 많은 수의 출연진이 등장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 방식인 '떼토크쇼'의 원조격인 이 프로그램은 많은 '떼토크쇼'가 사라지고 포맷을 바꾸는 등 생존전략을 바꾸는 동안에도 오롯이 정체성을 지키며 토요일 심야 시간의 터줏대감 자리를 차지해왔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은 전 세대의 시청자들이 공감하며 수다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프로그램들이 젊은층 위주인 반면 '세바퀴'는 젊은 세대 뿐 아니라 어른 세대들도 공감할 수 있는 주제와 단순한 구성, 흥미로운 토크의 내용 등으로 가족끼리 함께 보기 좋은 프로그램으로 인식돼 왔다.
그 때문인지 설특집을 통해 보여준 '세바퀴'의 한 방은 앞으로를 기대케했다. 다시 한 번 온 가족이 함께 보는 가족 예능으로서의 가능성이 십분 발휘된 것. 진화하고 있는 '세바퀴'가 또 한 번 토요일 심야를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
'세바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