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볼’ 하루 전날 확인한 미국의 축구열기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2.02 10: 59

‘스포츠의 천국’ 미국에서도 인기 없는 스포츠가 있다. 대표적인 종목이 바로 축구였다. 하지만 옛날이야기다. 축구는 미국에서 가장 가파르게 인기가 치솟고 있는 스포츠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카슨에 위치한 스텁허브센터에서 치러진 미국대표팀과 평가전에서 크리스 원더롭스키에게 두 골을 허용하며 0-2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과의 역대 A매치에서 2승 3무 2패를 기록하게 됐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프로풋볼 NFL이다. 2일 열린 미국전은 시애틀 시호크스와 덴버 브롱코스의 결승전 ‘슈퍼볼’을 하루 앞두고 있었다. 슈퍼볼은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이벤트다. TV광고의 초당 광고비가 수 억 원을 호가한다. 미국 전역에서는 슈퍼볼로 진행하는 갖가지 이벤트가 한창이다. 

이런 열기 속에서 과연 축구에 관심을 쏟는 미국인이 얼마나 될까. 경기장이 텅텅 비지는 않을까. 기우였다. 스텁허브센터는 메이저리그사커(MLS)의 인기팀 LA 갤럭시의 홈구장으로 2만 7000명을 수용하는 최신식 축구전용구장이다. 카슨은 LA에서 남쪽으로 30분 거리의 한적한 동네다. 축구경기가 열리자 썰렁했던 동네가 금세 축제분위기로 변했다. 미국대표팀의 경기는 2주 전부터 전 좌석이 매진됐다고 한다.
경기장 열기도 엄청났다. 바디페인팅을 한 미국 팬들은 경기시작 두 시간 전부터 골대 뒤에 진을 쳤다. 서포터스로 보이는 무리들은 경기 내내 “오오오오 USA”를 외쳤다. 그 중 한 무리와 인터뷰를 시도했다.
로사 씨는 “미국에서 NFL, MLB, NBA의 인기는 어떤 스포츠도 넘을 수 없다. 하지만 축구는 가장 가파르게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 종목이다. 20년 전 미국월드컵이 열렸을 때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에 가장 많은 청소년들이 즐기는 스포츠가 축구”라고 설명했다.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반문하자 “어린이들이 축구를 즐겨하지만, 성장하면서 프로에 진출해 돈을 벌어야하기 때문에 풋볼 등 다른 종목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축구팬 토니 씨는 “미국에서 축구의 인기는 날로 커지고 있다. 미국대표팀의 실력도 날이 갈수록 향상되고 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미국의 축구문화는 이미 한국을 추월한 상태다. 미국대표팀의 용품을 파는 가게에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서포터스라는 개념이 따로 없는 미국에서는 너도 나도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와서 자연스럽게 응원에 동참했다. 야구, 풋볼 등 성숙한 프로스포츠 관전문화가 자연스럽게 축구에도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엄청난 시설과 막강한 자본, 좋은 인재를 두루 갖춘 미국축구는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에서 축구가 더욱 인기를 얻는다면 대표팀의 실력 역시 무섭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jasonseo34@osen.co.kr
카슨(미국)=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