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포지션은 다 좋은데 중간이 문제다".
KIA 선동렬(51)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대 핵심 과제인 중간 허리진을 이끌어야 할 투수들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곽정철과 박지훈이 각각 무릎·팔꿈치 부상으로 괌 캠프를 완주하지 못한 채 조기 귀국하며 재활조에 들어갔다. 선동렬 감독의 구상에도 차질이 생겼다.
일본 오키나와로 넘어와 선수들의 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선동렬 감독은 "선발은 다른 팀들보다 여유가 있다. 특히 김진우와 양현종이 순조롭게 준비 중"이라며 "야수진도 전 포지션에서 경쟁 체제가 이뤄졌다. 브렛 필이 내외야 모두 가능해 1루 뿐만 아니라 외야도 아주 치열해졌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여전히 근심을 안겨주는 부분이 있으니 바로 중간투수진이었다. 선 감독은 "곽정철이 부상으로 한 달 정도 늦어질 듯하다. 3년에 가까운 실전 공백이 있기 때문에 시즌 초반에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며 "박지훈도 지금 재활조로 갔고, 김태영도 재활 중이라서 모두 시즌 초에는 쉽지 않을 듯하다"고 밝혔다.
특히 곽정철과 박지훈의 부상이 아쉽게 여겨진다. 강속구 투수 곽정철은 입대 전까지 KIA 불펜의 핵심으로 활약했고, 박지훈도 데뷔 첫 해 인상적인 피칭으로 차기 마무리 후보까지 꼽혔다. 그러나 곽정철은 고질적인 왼 무릎, 박지훈은 팔꿈치에 문제를 일으켰다. 두 투수 모두 올해 외국인 마무리 하이로 어센시오 앞에서 필승조 역할을 기대받았으나 부상으로 인해 시즌 준비가 더욱 늦어졌다.
선 감독은 "KIA에 와서 2년간 불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다. 우리팀의 가장 큰 취약점"이라며 "선발이 아무리 좋아도 중간이 불안하면 쉽지 않다. 중간에서 1~2점차 상황을 지키며 마무리에게 넘길 수 있는 투수들이 필요하다. 캠프에서 연습경기를 통해 젊은 투수들을 많이 던지게 할 생각이다. 열심히 키워서라도 중간 투수들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KIA는 지난해 불펜 평균자책점이 5.32로 리그 최하위였다. 역전패도 33경기로 NC(36경기)에 이어 두 번째 많았다. 삼성 시절 최강 불펜으로 팀을 정상에 올려놓은 선동렬 감독이지만 KIA에서는 쉽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불펜 전문투수 어센시오를 영입했지만 중간투수들의 부상이라는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어떻게든 대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
선 감독과 함께 먼저 괌에서 오키나와로 넘어온 투수들이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발 한 자리를 예약한 송은범과 5선발을 놓고 경쟁하는 박경태·임준섭 외에도 박성호·한승혁·김준·박준표·김지훈이 실전 태세로 준비하고 있다. 빠른 공을 던지는 박성호와 한승혁, 2차 드래프트로 넘어온 좌완 김준이 얼마나 상태를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간투수 문제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는 선동렬 감독의 고민을 젊은 피들이 해결해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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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