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달라진 건 선수층이 두터워졌다는 것이다".
한화는 지난 몇 년간 시즌 초반에 고전하며 순위 싸움에서 밀려났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이었다. 2009년에는 김태균과 이범호가 각각 뇌진탕과 무릎 부상으로 쓰러졌고, 2010년에는 잘 나가던 김태완이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게 뼈아팠다. 2011년에는 장성호가 재활로 시즌 출발이 늦었고, 2012년에는 최진행이 깊은 슬럼프에 빠졌으며 2013년에는 강동우와 고동진이 부상으로 시즌 초반을 결장해야 했다.
문제는 한화에 이들을 대체할 만한 자원이 없었다는 점이다. 올해도 시즌 초반 한화가 100% 전력을 가동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용규와 최진행이 지난해 9월 각각 어깨·무릎 수술을 받은 후 재활 중에 있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3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본진에 합류하지만 나머지 선수들처럼 정상적인 훈련 소화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들의 상태에 따라 한화의 라인업은 유동적으로 변화할수 있다. 이 경우 한화의 팀 전력 또한 요동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난 몇 년과 다른 건 두터워진 선수층이다. FA 정근우·이용규에 외국인 야수 펠릭스 피에 그리고 군에서 돌아온 김회성·이희근까지 전체적인 선수층이 두터워졌다.
한화 김성한 수석코치는 "작년과 비교할 때 선수층이 아주 두터워졌다. 특히 정현석과 이학준이 많이 좋아졌다. 지난해 1군에서 경기를 많이 뛰며 한층 여유로워졌다. 타격 자세나 수비도 많이 안정됐다"며 "한상훈도 FA 계약을 하고 난 뒤 훨씬 더 좋아졌다.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이들 모두 지난해 한화에서 주전급으로 뛴 선수들이다. 그러나 올해는 주전 자리를 장담할 수 없다. 내야에는 정근우·김회성, 외야에는 이용규·피에가 가세한 탓이다. 기존의 선수들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캠프에서 더욱 열심히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김응룡 감독도 "정해진 주전은 없다"며 박터지는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김성한 수석코치는 "몇몇 포지션을 빼면 주전이 없다"고 했다. 외야는 이용규·최진행의 몸 상태에 따라 정현석·고동진·김경언 등 여러 선수들이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남아있다. 3루는 이대수와 김회성, 지명타자는 김태완과 이양기가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다. 포수도 이희근·정범모·엄태용 등이 주전 자리를 경쟁 중이다.
김응룡 감독은 "작년보다 야수 쪽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두터워진 선수층 구축으로 박터지는 경쟁 체제와 함께 변수에 대처할 힘도 생겼다. 때문에 김 감독은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오버페이스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했다. 시즌 초반 100% 전력이 아니어도 중후반에 언제든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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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