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영애가 신비주의를 벗고 인간미 넘치는 모습으로 안방 시청자들과 만났다. 산소 같은 여자로 뭇 남성의 마음을 설레게했던 그는 이제 쌍둥이 엄마이자 살림꾼으로 주부들의 마음까지 꽉 붙잡았다.
이영애는 지난 2일 방송된 SBS 스페셜 '이영애의 만찬'을 통해 오랜만에 브라운관 나들이를 했다. 도시적인 이미지로 브라운관, 스크린을 종횡무진했던 이영애는 아이를 낳고 9년을 오로지 가족과 살림에 투자했다. 아이들과 뒤엉켜 살면서 엄마의 억척스러운 면을 지니게 됐고, 스스럼없이 이웃에게 다가가 채소를 얻어오는 넉살도 갖췄다.
이영애는 “아이들이 커가는 하루하루가 아쉬워 일을 고사하다보니 어느새 9년이란 시간이 지나가버렸습니다”라며 활동을 본의 아니가 중단해야 했던 이유를 밝혔다. 그만큼 이영애의 별일없이 흘러가는 일상의 소중함을 만끽하고 있었다.

이날 이영애는 "저를 평할 때 ‘신비주의다’ 내지는 ‘거리감이 있다’는 걸 이미지화 하지 않았냐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제 일만 생각하고 열중하다 보니까. 그런데 앞으로는 예전과 다르게 편하게 다가가고 싶어요. 팬과 스타와의 관계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로 편하게...”라며 달라진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시장에 간 이영애의 모습에서는 이미지, 주변의 시선보다도 순간을 즐기려고 하는 인간 이영애의 노력이 돋보였다. 그는 홀로 재래시장을 다니며 상인들과 친근하게 대화를 나눴다. 빈대떡 집에 가서는 흔쾌히 뒤집개를 건네받고 부침개를 만들었다.
이영애는 현재 경기도 양평시 금호리에 전원주택을 짓고 한가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다.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선물해주기 위해 서울을 벗어나 한적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는 설명. 이영애는 "쌍둥이어서 두 배로 힘든 게 아니라 여섯 배로 힘든 것 같아요”라며 힘든 일상을 토로했지만, 그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길가다 쌍둥이 엄마를 만나면 먼저 인사를 하세요. 처음 봤는데도 ‘힘드시죠’라고. 그렇게 금방 친해져요”라며 털털한 성격을 짐작하게 했다.
이영애의 색다른 모습에 시청자들도 뜨겁게 반응했다. 3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일 방송된 '이영애의 만찬 1부'는 전국 기준 시청률 6.4%를 기록, 기분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이와 동시간대 방영된 KBS 2TV '다큐3일'이 10.8%로 1위를 달렸으며, MBC 설특집 예능 프로그램 '설에도 나혼자 산다'가 6.1%로 꼴찌를 차지했다.
한편 ‘이영애의 만찬’은 이영애가 직접 조선시대 왕의 음식부터 반가의 음식, 서민의 음식을 찾고 전문가를 찾아가 고증을 받으며 조리법을 배우는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 총 2부로 구성됐으며, 오는 9일 마지막 편이 전파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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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의 만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