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수상한 그녀'(감독: 황동혁)가 설 연휴 기간 흥행력을 보이며 개봉 13일만에 400만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이 원동력의 중심에는 배우 심은경이 있다.
개봉 5일만에 100만, 9일만에 200만, 11일만에 300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 행진을 벌인 '수상한 그녀'가 개봉 13일 째인 3일 낮 12시 누적관객 4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1230만여명을 모은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보다 3일 빠르고 휴먼 코미디 사상 최고 흥행 스코어를 기록한 '7번방의 선물'과는 하루 차이다.
2014년 설 연휴기간(1/30~2/2) 동안, 215만 8093명을 모은 '수상한 그녀'는 특히 2/1(토) 하루 동안 무려 65만 2619명(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의 관객을 동원해 역대 설 연휴 기간을 통틀어 일일 최다 관객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영화의 설정과 내용은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종종 봐 왔던 것이지만 한국영화로서는 새로운 도전이 깃든 영화였다. 낯설음이나 거짓말을 그럴싸하게 만드는 것은 감독과 배우의 몫인데 심은경은 이 부분에서 제대로 제 몫을 해 냈다고 할 수 있다.
'수상한 그녀'는 영화의 특성상 적절한 감동과 적당한 웃음이 있어야 했는데, 심은경의 캐스팅은 이 지점에서 탁월했다. 털털하고 친근하고, 그래서 때로는 어이없게 사람을 웃기다가도 어느 순간 코 끝을 찡하게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역시 '수상한 그녀'에 등장하는 배우 성동일과 일면 비슷한 부분이다. 또 갑자기 어려진 70대 욕쟁이 할매로 분한 그는 사투리 연기의 절정을 보여준다. 앳된 얼굴로 "남자는 그저 처 자식 안 굶기고 밤 일만 잘 하면 되여"라는 농익한 대사로 듣는 이를 '뿜게' 만드는 그다.
나문희가 갑자기 심은경이 됐다는 설정이 관람에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신기할 정도다. 박 씨로 등장하는 중견배우 박인환과 드라마를 보면서 막장 드라마의 그 끌리는 매력에 대해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나 심지어 며느리 역 황정민에게 참으려 했지만 끝내 목구멍을 타고 올라 내뱉는 잔소리를 하는 모습도 자연스럽다.
전작인 사극 영화 '광해:왕이 된 남자'에서 뚝뚝 눈물을 흘리던 연약한 듯 강직한 소녀가 멘탈은 칠순 할매인데 겉모습은 스무살 꽃처녀인 '완전 특이한' 소녀로 변신한 것도 나름 극과 극의 변신이다. 영화 '써니'의 순진했던 소녀는 생각이 잘 나지 않을 정도다. 무슨 캐릭터를 맡아도 배우는 연기만 잘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알아준다는 것이 진리는 진리다. 배우란 그저 무슨 역을 맡든 연기만 잘하믄 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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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그녀'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