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격투기 프로그램? 절대 아니다! 케이블채널 XTM '주먹이 운다'가 남자들의 정신적 단련 프로그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주인공들과 멘토들이 만나 종합격투기에 도전하며 마음속 울분을 토하고, 아픔을 극복하는 모습이 남성 팬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
하지만 종합격투기를 소재로 다루다 보니 폭력성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출연자 한 명은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선수라는 논란까지 일었다.
'주먹이 운다'의 박성용 PD와 멘토 서두원, 육진수, 남의철 선수, 배우 이훈, 개그맨 윤형빈, 가수 뮤지는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서두원 GYM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항간에 불거진 논란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이날 박성용 PD는 폭력성 논란에 대해 "격투기 프로그램의 최초 기획의도가 남자의 꿈을 현실화하고, 가슴 속의 울분을 해소하는 자리를 열어두는 것"이라며 "그 순간이 격투기라는 것이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프로그램을 보면 경기 분량이 절반을 넘지 않는다"며 "경기를 하고자 하는 그 사람들의 마음가짐과 혼신의 힘을 다해서 상대방을 쓰러트려야 하는 사연 전후에 있는 의미를 받아들인다면, 진정한 남자란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PD는 "혼혈아였기 때문에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어려움을 겪다 운동을 통해 자신감을 얻어내고, 상대방을 죽이고자가 아닌 내 자신을 이겨내고자 하는 싸움이다"며 "계속해서 자막과 멘토들의 멘토링을 통해 전달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피 흘리는 격투기의 이미지가 아닌 포인트들을 남녀노소 모두 받아들일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게 기획의도고 앞으로도 그런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격투기 선수로 활동 중인 서두원은 "학교폭력과 밀접한 학교생활을 보내서 친구들에게 얘기도 많이 해줬는데 우리는 종합격투기를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 복싱, 레슬링과 룰이 다를 뿐"이라며 "종합격투기를 사랑하는 사람들 중, 그 사람들이 갖고 있던 꿈을 종합격투기를 통해 표출해내는 것뿐이다. 폭력적이라는 생각은 내가 하고 있기 때문에 모르고 있었던 것 같은데 룰이 다른 것일 뿐"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또 서두원은 "종합격투기를 통해 순화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남의철, 육진수 감독님 등 선수들이 있고 멘토들이 있는 것"이라며 "시즌 1, 2, 3 다 하고 있는데 '주먹이 운다'가 종합격투기를 제일 잘하는 격투기 선수를 뽑는 게 아니다. 여러 사연을 가족 있는 사람들 중 종합격투기 우승자를 뽑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의 열정을 첫 번째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프로 파이터 논란이 일었던 박형근에 대해서 서두원은 "'주먹이 운다'에는 프로전적이 없는, 아마추어 3전 이하의 기록을 가진 사람만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박형근은 분명히 실력이 우수했지만 프로전적이 없는 아마추어"라고 강조했다.
남의철 역시 "박형근과 아는 사이가 맞다"며 "그것은 제작진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촬영에서 굳이 아는 척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방송에서는 모르는 사람 대하듯 나왔다. 공과 사를 구분한다는 생각이었고, 분명한 것은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라는 거다"라고 못 박았다.

뿐만 아니라 멘토들은 프로그램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윤형빈은 '주먹이 운다'를 자신을 비추는 거울에 비유하며, "나를 비추는 거울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주먹이 운다'에 나오는 도전자들을 보면서 나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정신적으로 나 자신을 많이 비춰보고 반성하기도 했다. 참 멋진 생각을 하게 해준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훈은 "올해로 42살이 됐는데, 프로그램 합류 전까지 너무나 힘든 40대를 겪고 있었다"라며 "이걸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몰랐고, 좌절도 많이 했다. 그런데 '주먹이 운다' 출연진들을 보니 내 아픔은 아무거도 아니더라. 젊은 친구들인데 다들 힘들어하더라. 탈북한 친구, 왕따를 당한 친구, 백혈병에 걸려 아파하는 아들이 있는 아버지, 수십억 사기를 당한 친구가 있다. 이들이 '주먹이 운다'를 통해 자신의 삶을 이겨내려 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받았다. 나보고 멘토라는데 도전자들이 내 멘토"라고 강조했다.
서두원 역시 '주먹이 운다'에 대해 "내 인생이라고 말하고 싶다"라며 "시즌1부터 계속 해오면서, 선배로서 친구들을 끌어주면서 나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배우게 됐다. 내가 이 친구들에게 정말 꿈과 희망이 되기 위해 지금처럼이 아니라, 지금보다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털어놨다.
'주먹이 운다'는 영웅을 꿈꾸는 남자들의 성장드라마로, 과거를 잊고 링에 들어선 전직 야쿠자, 격투기의 꿈을 놓칠 수 없는 100억 매출 CEO, 난치병을 이겨낸 시민영웅, 왕당 출신의 혼혈인 고교생 등이 주인공이다. 이종격투기 선수 서두원과 남의철, 육진수, 개그맨 윤형빈, 배우 이훈, 가수 뮤지가 멘토로 참가한다. 매주 화요일 밤 12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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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