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안녕' 개그맨들의 고민도 미치도록 서글프다
OSEN 황미현 기자
발행 2014.02.04 07: 35

늘 남에게 웃음을 주는 개그맨들도 고민이 있었다. 그들의 고민 역시 가슴을 후벼팔 만큼 서글프고 눈물났다.
지난 3일 방송된 KBS 2TV '안녕하세요'는 개그맨들의 고민들로 특별한 특집을 마련했다. 김영희, 유민상, 정진영, 김경아가 차례로 나와 갖가지 고민들을 털어 놓았는데, 하나같이 모두 진지하고 서글퍼 '반전'을 줬다.
대중에게 웃음을 주는 개그맨들이지만, 이날 스튜디오에 등장한 이들은 모두 한 아름의 고민을 안고 등장했다. 밝은 모습 뒤에 숨겨진 의외의 모습에 애잔한 마음은 배가 됐다.

뿐만 아니라 고민을 토로하면서도 웃기고 싶은 욕구와 웃겨야 한다는 압박감이 드러나 보는 이들을 '웃프게' 만들어 더욱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날 가장 먼저 등장한 김영희는 후배 개그맨인 임우일을 3년 동안 짝사랑한다는 고민을 들고 나왔다. '개그콘서트'의 '끝사랑' 코너로 귀여운 애교를 선보이고 있는 김영희지만 임우일에 대한 진실된 마음은 진지했다. 3년 동안 4번이나 차인 김영희는 "여자로 보이지 않는다"는 임우일의 말에 "그래 가라"면서도 결국 눈물을 보여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애잔하게 만들었다.
"안 생겨요~"라는 유행어를 가진 유민상은 팬이 하나도 없다는 고민으로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그는 데뷔 후 10년 동안 단 한 번의 팬레터도 받은 적이 없다고 토로, 동료 개그맨들의 야유를 받는 등 슬프지만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했다.
가장 이목이 집중됐던 개그맨은 정진영이었다. 32살의 나이에 공채에 합격한 정진영은 데뷔 4년차가 됐지만 아무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고민이 있었다. 실제로 그가 스튜디오에 등장했음에도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다.
그는 가장 먼저 부모님께 죄송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정진영은 "한 달에 오만원 받아도 꿈이 있어 행복하다. 불린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해도 좋았다"며 "하지만 부모님에게 불효하는 것 같아서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에 스튜디오에 자리한 오나미 등 동료 개그맨들이 한 마음으로 눈물을 흘려 더욱 가슴을 시리게 만들었다.
현실적인 고민도 등장했다. 권재관과 결혼한 김경아는 "남편 권재관이 장난감 자동차에 5천만원을 쏟아 부어 고민이다"라고 밝혔다.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서 권재관이 가진 고가의 취미가 부담이 되는 것. 뿐만 아니라 아이의 방이 없는 상황에서 장난감 자동차 전용 방이 따로 있어 더욱 분통을 터뜨렸다.
4명의 개그맨들이 서로 다른 고민들을 털어 놓은 이날 방송은 웃음 뒤에 감춰진 이들의 남다른 고민이 비춰졌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웃음을 주는 것을 직업으로 한 개그맨들의 한숨과 눈물이 섞인 사연이 다소 의외였기 때문. 서글프고 애달픈 이들의 고민이 시청자들에게 반전을 선사, 더욱 친밀하게 다가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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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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