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기황후’ 하지원, 독해질수록 복수 쾌감은 높다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02.04 07: 32

무서운 이 여인들, 단단히 독이 올랐다. 애초부터 전쟁을 피할 수 없었던 '기황후' 백진희와 하지원의 싸움이 갈수록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비록 주인공 하지원은 더욱 극심한 고난의 상황에 처하게 됐지만 그의 마음이 더 독해질수록 시청자들의 입장에서 느끼는 복수의 쾌감은 더 증가하는 모양새다.  
지난 3일 오후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한희 이성준)에서는 살벌한 기싸움을 벌이는 기승냥(하지원 분)과 황후 타나실리(백진희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기승냥은 회임을 막는 약재들이 들어간 탕약을 먹으라 명하는 타나실리의 명을 거절했다. 그의 거절법은 타나실리에게 선전포고와도 같았다. 내명부의 질서를 운운하는 타나실리 앞에서 직접 탕약을 쏟아 부으며 "황제 폐하께 불충할 수 없다"고 말한 것.

타나실리는 불같이 화를 냈지만, 마침 자신을 찾아온 황태후(김서형 분) 앞에서 고집을 피울 수는 없었다. 결국 기승냥은 무사히 탕약을 먹지 않고 넘어가게 됐고, 타나실리는 분노에 휩싸였다.
기승냥을 향한 타나실리의 분노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커졌다. 그는 황제 타환(지창욱 분)이 매일밤 기승냥을 불러 함께 한다는 소식을 듣고 질투심에 사로잡혔다. 사실 이는 타환에게 글공부를 시키기 위한 기승냥의 계략이었지만,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타나실리는 밤새 술을 마시며 기승냥에게 본때를 보여줄 기회만을 기다렸다.
이윽고 기승냥은 마음을 단단히 먹고 달려든 타나실리의 덫에 걸릴 수 밖에 없었다. 내명부 기강을 바로잡는다는 미명 아래 타나실리는 훈육을 핑계로 후궁들을 불러들였고, 타나실리의 편에 있던 궁녀들은 이 사실을 기승냥에게 전하지 않았다. 훈육 시간에 지각을 하게 된 기승냥은 꼼짝없이 벌을 받아야 할 상황에 놓였다.
기승냥은 훈육 내용을 외워보라는 타나실리의 요구에 한 치의 실수도 없이 내용을 읊었다. "한 자라도 틀리면 혹독한 벌을 내리겠다"던 타나실리는 "내용을 몰랐다면 봐줬을 것이다. 알고도 늦었으니 죄질이 더 나쁘다. 네가 훈육을 무시한다는 반증"이라며 기승냥을 소복만 입혀 서고에 가둬둔 채 내훈 강령의 내용을 담은 100권의 책을 쓸 때까지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라고 명했다.
여기에서 물러날 기승냥이 아니었다. 기승냥은 굴하지 않고 꼿꼿한 자세로 서가에 들어가 책을 쓰기 시작했고, "지지 않을 것이다, 타나실리. 너 따위한테 굽히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이를 악 물었다. 
날이 갈수록 기승냥을 향해 가해지는 타나실리의 견제책은 더욱 잔인하고 극악해지고 있다. 그러나 타나실리가 악해지면 악해질수록 기승냥 역시 서슬퍼런 독기를 마음 속에 품으며 갚아줄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이런 과정은 시청자들에게는 즐거움을 준다. 과정이 험난할수록 복수극의 즐거움은 더 커지기 때문. 두 여인이 만들어가는 쫄깃한 전쟁이 어떻게 진행돼 갈 지 이목을 집중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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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황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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