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집권 2기를 맞아 '새 얼굴 찾기'를 첫 번째 과제로 내세웠다. 지난 3년간의 영광을 잊고 새 출발을 선언한 만큼 젊고 유능한 선수들을 집중 육성해 왕조의 명맥을 이을 태세. 괌 1차 캠프에 참가 중인 선수 가운데 문선엽(외야수)과 이현동(투수)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입단 당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이들은 류중일 감독 집권 2기를 맞아 주축 선수로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방망이 만큼은 타고 났다'는 찬사를 받았던 문선엽의 타격 능력은 입대 전보다 한 단계 더 발전했다. 경찰청 야구단의 주축 타자로 활약했던 그는 지난해 6월 6일 LG 트윈스 2군 경기에서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하기도. 겨우내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을 소화한 덕분일까. 장타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타구의 질이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평가. 동료들도 "최형우를 보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코치 시절부터 문선엽을 눈여겨봤던 류중일 감독은 달라진 그의 모습에 함박 미소를 짓고 있다. 낙천적인 그는 언제나 웃음 가득한 표정이다. 류중일 감독의 애정 어린 핀잔을 듣고도 늘 웃는다. 타격 능력에 비해 수비 능력은 보완해야 할 부분. 문선엽 역시 "1군 무대를 밟기 위해서는 수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투수 가운데 이현동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2차 1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현동은 입단 당시 스포트 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으나 어깨 부상에 시달리며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지 못했다. 잘 하고 싶은 의욕과는 달리 몸상태는 뒷받침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그의 마음도 흔들렸다. 2군 코치들은 이현동에 대해 "부상만 없다면 1군 무대에서도 손색이 없을 선수"라고 칭찬과 아쉬움을 동시에 드러냈다.
이현동은 3년차를 맞이해 독기를 품었다. 컨디션은 어느 해보다 좋다. 그는 삼성 마운드의 정신적 지주인 권오준과 한 방을 쓰면서 투수로서 갖춰야 할 부분에 대해 하나도 빠짐없이 배우고 있다. 코치들도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아주 좋다"고 박수를 보냈다.
그의 모바일 메신저 문구는 '자승자강'이라고 돼 있다.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진정으로 강한 사람이라는 의미다. 입단 당시 "광주일고 대선배님이신 선동렬 감독님이라는 큰 산을 넘어 보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던 그가 올 시즌 성공의 꽃을 피울지 주목된다.
아직은 채워야 할 부분이 더 많은 게 현실. 그렇지만 장차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재목이라는 건 분명하다. 삼성팬이라면 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