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말 한마디’ 이별에 대처하는 박서준의 방법은 아프기 그지없다. 사랑하는 여자의 가족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자신의 치부까지 드러내며 인연을 접는 남자의 눈물은 보면 볼수록 아팠다.
지난 3일 오후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 17회에는 자신의 치부까지 고백하며 나은영(한그루 분)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송민수(박서준 분)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그 동안 은영과 민수는 미래를 함께할 계획까지 세우며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나갔지만, 은영의 언니 나은진(한혜진 분)과 민수의 매형 유재학(지진희 분)이 과거 불륜 관계였음을 알게 된 후 사이가 완전히 틀어졌다.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아가려 했던 두 사람의 의지는 꼬일대로 꼬여버린 운명 앞에 힘을 잃었다.

특히 민수는 과거 은진을 위협했던 죄책감에 은영에게 이별을 선언했지만, 은영은 현실을 부정하며 눈물만 삼켰다. 은영은 민수의 누나 송미경(김지수 분)에게 무릎까지 꿇으며 두 사람의 결혼을 허락받으려고 애썼다.
결국 이런 은영의 모습에 민수는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며 은영을 밀어냈다. 은영에게는 죽을 때까지 보이고 싶지 않았던 잔혹한 민낯. 민수는 은영에게 “은영아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너희 언니 교통사고 난 적 있지?”라고 애써 담담하게 말문을 열었다.
이에 은영이 “오빠가 그걸 어떻게 알아?”라고 반문하자, 민수는 “내가 냈으니까. 우리 누나를 괴롭힌 사람한테 고통을 주고 싶었어. 그래서 우린 안 돼. 내가 나빠서 안 되는 거야”라고 자신이 은영을 밀어내는 진짜 이유를 고백했다.
은영은 불륜을 저지른 언니에게 잘못이 있다며 민수의 행동을 옹호했지만, 민수는 “끔찍해. 내가 한 짓. 언니 좋다고 했잖아. 근데 널 보면 생각나잖아. 내가 얼마나 형편없는 놈인지”라고 울부짖으며 은영과 안녕을 고했다.
이 과정에서 박서준은 무단결근까지 하며 방황하는 연인을 안타깝게 바라보면서도, 자신에게 매달리는 연인을 차갑게 밀어내는 민수의 심리를 섬세하게 연기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한그루의 작은 스킨십에 울컥하면서도 이를 꽉 물고 고통을 참아내는 연기가 일품.
연기 경력이 오래되지 않았지만, 대사의 강약과 감정의 완급 조절을 통해 송민수를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는 박서준. 그의 호연 덕에 민수 은영 커플의 해피엔딩을 바라는 시청자 응원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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