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강신주가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를 통해 시청자를 위한 인생 안내서를 내놨다. 그의 돌직구 상담에 시청자들은 막혔던 속내가 뻥 뚫리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강신주는 지난 3일 오후 방송된 '힐링캠프'에서 그만의 시원한 돌직구 상담으로 시청자들의 다양한 상담에 솔루션을 제안했다. 그의 말에 따라 방청객들은 웃음을 터뜨리기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겉치장을 모두 벗겨버리는 강신주의 화법 때문이었다.
이날 방송에서 강신주가 내놓은 상담의 원칙은 간단했다. 그는 "내 주장을 상대방에게 강요하지 않는다"며 나의 진짜 모습 그리기에서 꾸민 모습을 자극해서 벗겨 내기로 이어지는 과정을 택했다. 힐링은 미봉책일 뿐이라는 소신도 밝혔다.

그의 원칙은 방송 시간 내내 이어졌다. 강신주는 3번이나 결혼이 무산된 43세 여성 방청객에게 "3번 정도면 법칙이 찾아질 것"이라면서 그 남자들을 사랑했다는 방청객에게 "아니"라고 다그치듯 이야기했다. 그가 이 같이 말한 이유는 "사랑을 하면 그 사람이 원하는대로 변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질문이 바뀌어야 한다.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로"라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그는 배우를 꿈꾸지만 갈팡질팡 방황하는 청춘에게 "배우를 포기하려고 하지만 꿈을 이루지 못하면 평생 배우 근처에서 배회하는 귀신같은 나를 보게 될 거다. 꿈은 아예 없어도 되지만 꿈을 꾸면 무조건 해야 된다"는 솔루션을 제안했다.
MC들의 고민들고 이어졌다. 특히 김제동은 "저는 사람을 만나도 바라는 것도 이루고 싶은 것도 없다. 결혼도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 밤에 잠도 잘 자고 사고 싶은 사자인형도 마음대로 산다"라며 지금의 생활에 불만이 없음이 고민이라는 아이러니를 이야기했다.
이에 강신주는 "영원한 걸 사랑하는 건 어린이들뿐이다. 성숙한 사람은 죽어가는 것을 사랑한다. 그래서 소중히 여기는 거다"라며 "저는 자라는 아이들에게 반려 동물을 키우라고 조언하는데 소멸의 경험을 통해 소중함을 배우기 위함이다. 내가 나를 소중히 여기는 이유 역시 언젠가 죽기 때문"이라는 답을 내놨다.
강신주의 화법은 커브볼이 아닌 돌직구 볼이었다. 그는 눈 앞의 여성 방청객의 밑바닥까지 드러내게 했다. 그리고 그 밑바닥으로부터 다시 시작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그의 거침없는 돌직구에 이 방청객은 눈물을 흘렸지만 현실을 직시,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혹자들은 이러한 강신주의 화법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다. 그는 듣는 이로 하여금 맨얼굴을 드러내도록 강하게 밀어붙인다. 그럼에도 강신주의 상담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끈 것은 돌직구 인생 지침서를 원했던 이들이 많았음을 반영한다. 그렇기에 '힐링캠프'의 시청자 특집은 시청자들의 가려운 곳을 적절히 긁어주는 시간이었다.
한편 이날 방송된 '힐링캠프'는 6.2%(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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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