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카르멘' 최수형, "가르시아는 마치 내 옷을 입은 듯"
OSEN 정자랑 기자
발행 2014.02.04 09: 46

한겨울 추위를 뜨겁게 녹이는 정열 적인 뮤지컬이 있다. 스페인을 배경으로 사랑에 목숨까 지 거는 네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카르멘'. 이  중에서도 최수형이 맡은 '가르시아'는 누가 봐도 나쁜남자의 전형이다. '가르시아'는 카르멘을 소유하기 위해서 라면 살인까지 서슴치 않는, 집착에 가까운 사랑을 보여 주지만 동시에 피할 수없는 매력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 다.
최수형의 '가르시아'는 남자냄새를 한껏 풍긴다. 진한 인상과 단단한 체구, 낮고 힘있는 목소리가 빚어낸 '가르시아'는 굳이 다른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다.
"제가 연기하는 가르시아를 보고 팬들은 제 옷을 입었구나, 라고 하더라고요. 저를 '가르시아와 100% 싱크로율' 이라는 짧은 말로 설명할 수 있을 정도니 정말 잘 어울리나 봐요 하하."

카르멘에 대한 가르시아의 사랑은 전쟁처럼 격정적이다. 최수형은 가르시아를 "누가 봐도 강한 남자죠. 나쁜 남자 이기도 하구요. 그렇지만 내가 정말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마다않는 가르시아의 열정적인 사랑이 매력적이기도 해요. 가르시아가 표현할 수 있 는 최선의 사랑이라고도 느껴져요"라고 소개한다.  
최수형은 가르시아를 맡기 전, 강한 인상의 역할만 하는  이미지로 굳어질까 걱정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르시아 역은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매력이 있었다.
"가르시아는 카르멘이 속해있는 서커스를 이끄는 단장 이에요. 가르시아가 거대한 서커스단을 이끄는 대장으로서 보여주는 카리스마와 리더십 때문에 그를 단순히 나쁜 남자로만 설명할 수는 없죠. 제가 카르멘를 대하는 모습은 한 여성을 소유하고 싶은 마음과 리더가 보여주는  카리스마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번 뮤지컬은 고전 '카르멘'을 현대적으로 해석했을 뿐  아니라 서커스, 아크로바틱, 마술 등 다양한 퍼포먼스가 가미됐기 때문에 최수형에게 새로운 도전이기도 했다.
"카르멘은 소설, 오페라 등 많은 장르로 나왔지만, 이번  뮤지컬의 현대적인 느낌이 좋았습니다. 보통의 뮤지컬보다 마술, 공중 실크액트 등 퍼포먼스들이 다양하게 펼쳐져 한시도 지루할 틈이 없어요. 다양한 퍼포먼스가 극 전 체 분위기를 더욱 열정적으로 이끌죠. 저도 극 중에서 벽 에 카르멘을 매달고 칼을 던지는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많은 연습을 했어요."
최수형은 극중에서 두 명의 카르멘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같은 카르멘이지만 바다와 차지연이 보여주는 매력은 정말 다른 종류의 것이라고 말한다.
"차지연의 카르멘은 독립적인 여성의 느낌이 강해서 제가 가르시아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해요. 극중에서 정말로 저를 화나게 만들어 카르멘을 더 곁에 잡아두고 싶게끔 만들죠. 반면에 바다가 연기하는 카르멘은 좀더 연약하지만 여성스러운 모습입니다. 제게 겁을 먹으면서도 맞서려는 모습이 보이니 더욱 더 소유하고 싶은 느낌이 들어요" 
"(차)지연이와는 아이다를 공연했던 6개월 동안 너무나 사랑하던 사이었는데 이제는 서로 못잡아먹어 안달이니 얼떨떨하기도 해요(웃음)." 
거칠고 나쁜 남자의 전형이 가르시아 모습이 잘 어울리는 최수형이지만, 실제로는 호세같이 착한 남자에 더 가 깝다고 말한다. "거친 남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호세 같이 착한 남자에 가까워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릴 때에는 극 중 호세보다 더 착했던거 같기도 해요. 경상도 남자지만 무뚝뚝하다기 보다 세심하고 자상한 매력이 있어요"라며 스스로의 매력을 말하고 부끄러운듯 웃어보였다.   
극 중에서 상의를 반쯤 탈의한 의상으로 뭇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그는 생활 속에서 운동을 하며 몸매를 유지한다고 전했다. "운동할 시간이 따로 없어 연습실에 있는 기구들을 이용해 관리하는 편이에요. 걷는 것도 좋아해서 연극 '클로저'를 할 당시에는 홍대에서 공연장이 있는 대학로까지 두 시간동안 걸어가기도 했죠."
뮤지컬 카르멘도 어느덧 중반에 접어들었다. 동작들이 몸에 익은 것은 물론이고 배우들끼리 감정도 더욱 농익어졌다. 최수형 스스로도 무대에서 감정에 취해 극 흐름에 몸을 맡겨 연기하게 됐다고.
"시간이 지나면서 극이 무르익었다고나 할까요. 배우들 끼리 이제는 무대에서 서로의 감정의 흐름을 느끼면서 연기하고 있어요. 스스로도 역할에 더 몰입하고 있는게 느껴져서 보시는 분들도 인물들의 감정을 더 잘 전달받을 수 있을 거 같아요."
나쁜남자, 찌질한(?) 남자, 게이까지 섬렵한 그는 다음번엔 처음부터 끝까지 웃기는 역도 해보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뮤지컬이든 연극이든 유쾌한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어요. 제가 진지한 얼굴과 저음으로 웃기는 대사를 하면 반전의 재미가 있을지도 몰라요"라며.
이날 만난 최수형은 '에너지 넘치는' 배우였다. 무대 위 가 르시아가 관객들에게 강렬한 매력을 남길 수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닐까. 최수형의 긍정적이고 솔직한 에너지는 지금의 뮤지컬 뿐만 아니라 연극, 예능, 드라마 어디서든 그가 보여줄 활약에 더 큰 기대를 하게 만든다.
최수형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뮤지컬 '카르멘'은 오는 23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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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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