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私心추천] 레인보우 고우리, 할매 래퍼의 매력…넌 빠져든다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4.02.04 10: 24

걸그룹 레인보우가 또 한 번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앞서 보여줬던 픽시가 귀여움을 극대화한 유닛이라면, 이번에 선보인 레인보우 블랙(Rainbow BLAXX)은 섹시입니다. 2009년부터 일곱가지 총 천연컬러를 보여주며 꾸준히 달려왔던 레인보우가 이번엔 블랙으로 성숙한 섹시미를 흩뿌립니다.
전 세계로 실시간 생중계됐던 쇼케이스부터 이어진 음악 방송들까지, 레인보우 블랙의 신곡 '차차(ChaCha)' 무대는 뭇남성들의 시선을 TV에 묶어두기에 충분했습니다. '좋습니다, 싫습니다, 말을 좀 해봐'라는 노랫말에 '좋다'고 답하는 이들도 눈에 선하네요. 지난 2일엔 SBS '인기가요' 1위 후보에도 올랐고,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어느덧 230만건을 훌쩍 넘겼죠.
근데 자꾸 데뷔 때부터 레인보우의 전면에 나섰던 멤버 재경, 섹시함이 유독 돋보이던 막내 현영만 자꾸 보시면 아니됩니다. 조금은 저질 체력에 식성도 풍부하고, 가끔(어쩌면 자주) '빙구'짓도 서슴지 않지만… 무대 위에선 고양이 눈매의 카리스마 래퍼로 돌변하는 고우리를 주목해주세요. 햇수로 6년차가 된 레인보우에서 뜰듯 말듯 여전히 답보상태인 고우리, 올해는 꼭 저 우주까지 인기와 인지도가 훨훨 날아오르길 바라는 마음에 품고 있던 매력 포인트들을 사심추천에 가득 담아 방출합니다.

# 고할매와 고호구, 걸그룹 멤버 별명 맞아요
고우리의 별명은 할매입니다. 당초 '청춘불패2'에 투입됐을 당시 연장자였다는 사실로 할매라 불렸던 게 시초라지만, 점점 고우리의 모든 것들이 죄다 할매 같다는 걸 느꼈던 건 비단 저뿐만이 아니라 믿습니다. 식신 할매, 빙구 할매, 섹시 할매로 자유롭게 응용 가능합니다.
분명 체대 출신이라는 데 가끔보면 체력도 저질이고, 비실비실 대는게 일쑤죠. 성격도 어찌나 낙천적인지 '그래', '잘 될 거야'라는 말로 모든 걸 넘기질 않나, 입맛도 파스타가 아닌 각종 찌개나 김치를 곁들여야 하는 게 할매라는 별명이 정말 딱이랍니다. 2012년까지 2G 폴더폰을 사용했다는데, 요새 스마트폰은 어떻게 잘 쓰고 있는지 참 걱정이네요.
사실 놀리는 것도 반응이 재밌어야 맛이 나는거죠. 반응이 즉각적인 고우리는 레인보우 내에서 놀리기 딱 좋은 멤버라 매번 놀림을 받곤 합니다. 고할매로 시작한 별명도 어느덧 고노인, 고호구, 고빙구, 고못난이로 확장된 건 다 이런 편안한 성격과 이미지가 한 몫했죠.
그나마 다행인 점은 무대 위에서까지 허술하지 않다는 겁니다. 평소 인식하지 못했던 고우리표 고양이 눈매가 무대만 오르면 적극 부각돼 래퍼로서의 카리스마를 발산합니다. 요런 게 진짜 반전매력이고, 투철한(?) 직업 정신의 발현이 아닐까요.
# 예측불허 '고빙구' 매력, 어디로 튈까?
고우리에게 흠뻑 빠진 이들의 8할은 역시 옆집 언니같이 편안함 때문입니다. '청춘불패2' '식신로드' '스페셜 D-데이'를 통해 털털하고 솔직한 매력을 드러냄은 물론이거니와 허기를 자극하는 먹방으로 '걸그룹도 먹방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도시적인 외모에서 풍기는 차가운 인상과는 달리, 실제로 만나보면 굉장히 편하고 따뜻하다는 걸 쉬이 느낄 수 있습니다. 앞서 2010년 1월 레인보우가 신인티를 채 벗지 않았을 무렵 안무 연습실을 방문했던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처음 만난 고우리가 딱 그랬습니다. 주황색 후드티, 양갈래 헤어, 그리고 파란색 털모자를 쓰고 큰 눈으로 활짝 웃던 모습은 4년이 지난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나네요.
직접 만나는 게 힘들다고요? 그렇다면 '세바퀴' '스타킹' '꽃다발' 출연분을 유심히 살펴봐도 요런 편안한 '빙구매력'을 즉각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소룡 복장의 앞구르기도 인상적이지만, 역시 최고는 기체조였죠. 자기 소개를 하며 출처불명의 기체조를 선보인 모습은 후일 짤방으로 탄생해 오랜기간 웹상에서 회자됐습니다.
스스로 "카메라 울렁증이 있다"고 말하는 만큼, 대본으로 짜여진 예능보다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아무래도 제격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고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충분히 사람을 끌어당기는 뭔가가 있거든요.
# 좌변기랩은 확 잊어라! 래퍼로서 착실히 걷다
한때 레인보우의 '마하(Mach)' 무대에서 독특한 자세로 웅크리고 랩을 하던 고우리를 기억하시나요. 이른바 '좌변기랩'으로 불렸던 이 포즈는, 이후 고우리를 '좌변기랩 창사자'로 만들었죠.
솔직히 말하자면, 데뷔 당시 고우리의 랩이 타 여성래퍼들에 비해 스킬이 월등하게 뛰어나진 않았습니다. 음색은 분명 처음부터 매력있었지만요. 하나 확실한 건 데뷔 후 래퍼로서 발전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 됐다는 사실입니다. 곰TV를 통해 방영됐던 '고우리의 스타메이킹 힙합교실'로 바비킴, 허니패밀리, 리쌍의 길, 아웃사이더, 데프콘 등을 만났던 것 역시 이런 맥락이었죠.
고우리의 랩에 대한 욕심은 생각보다 컸습니다. 레인보우 블랙의 곡 '차차'에서도 랩 메이킹 참여는 물론, 이전부터 꾸준히 레인보우의 랩 작업에는 참여했죠. 래퍼 아질리아 뱅크스에 착안해 제작됐다는 고우리의 '트랙리스트 비디오'는 그간의 노력과 발전을 가늠짓게 했습니다.
랩 공부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힙합그룹 45RPM의 J-kwondo(박재진)에게 랩에 대한 많은 것들을 착실하게 배우고 있죠. 고우리표 랩에 흥미를 느끼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희소식 하나 투척할게요. 이건 최근 고우리에게 직접 전해들은 이야기인데, "올해 안에는 뭔가 재미있는 게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노력중이니, 기대해주셔도 좋아요"라는 따끈한 소식입니다. 지난번 '트랙리스트 비디오'처럼 고우리의 매력에 한 뼘 더 빠질 수 있게 되길 기대해보죠.
# 당신이 몰랐던 한 가지…마음까지 착한 '고못난이'
팬들 사이에 '고우리가 봉사활동을 자주 다닌다 카더라'라는 이야기가 종종 돌곤 합니다. 앞서 송일국, 손진영, 이태권 등과 MBC 해외봉사프로젝트 '2013 코이카(KOICA)의 꿈'을 위해 아프리카 르완다로 공개 봉사를 떠난 적은 있지만, 이외의 봉사에 관련된 소식들은 표면적으로 드러난 게 없는데 말이죠.
기사화된 것도 극히 드뭅니다. 르완다 해외봉사 외에는 소속사 차원에서 이뤄진 일부 봉사활동 정도가 전부랄까요. 하지만 역시 진짜 봉사활동은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가 맞나봅니다.
고우리는 벌써 홀트아동복지회의 한 시설에서 아이들을 돌본지 3년이 넘게 흘렀거든요. 공식 활동이 없을 때면 1주일에 한 번씩은 꼭 찾아서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는거죠. 배우 차인표로 인해 잘 알려진 컴패션을 통해 후원하는 아이도 있고, 송은이 등과 함께 하는 연예인 봉사단에도 참여중입니다. 여태껏 많은 활동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걸 보더라도 이미지를 위한, '보여주기식 봉사'는 아닌거죠.
이젠 슬슬 팬들 정도라면 이런 '고못난이'의 착한 속내를 좀 알아줘야 할 것 같네요. 왜냐면 이건 고우리의 장기 플랜 중 꽤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요소거든요. "아이돌 그룹으로 활동하다보니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는데, 다들 마음은 있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걸 이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해요. 이건 제 장기적인 인생플랜이에요"라는 게 고우리가 전한 마음속 이야기랍니다.
한체대생 고우리의 발레, 요가, 수영 등 '고호구'스럽지 않은 똑부러진 면모에 대해 아직 언급조차 안했는데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네요. 죄다 말해줘버리면 재미없으니, 이건 각자 시간을 투자해 찾아보는 걸로 하죠. 역시 글보다는 이미지와 영상으로 보는 맛이 또 제대로니깐요. 그럼 2014년 올 한 해 고우리가 '대세 할매'로 거듭날 수 있게 다들 분발하시길 바랍니다.
gato@osen.co.kr
고우리 트위터, MBC·KBS·유튜브 캡처, DSP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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