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어킴, "음악은 가장 훌륭한 형태의 예술…쭉 하겠다"[인터뷰]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4.02.04 14: 43

퓨어킴(김별·28)은 특별했다. 윤종신이 택한 세 번째 뮤즈, 유튜브에서 화제가 됐던 노출이 짙은 뮤비, 신인 작곡가 발굴 오디션인 엠넷 '슈퍼히트'에서의 깜짝등장 등을 모두 차치하더라도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대화를 이어가는 동안에, 이 특별한 느낌이 온몸 구석구석에 와닿았다.
투개월 김예림, 박지윤에 이어 윤종신이 이끄는 미스틱89 세 번째로 여가수로 가요계 첫발을 내딛는 여성 싱어송라이터 퓨어킴을 홍대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미국 생활, 음악을 시작한 계기, 윤종신과의 만남 등 많은 이들이 궁금해했던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풀어냈다.
# 퓨어킴, 미스틱89 윤종신과 손잡다

홀로 작업한 정규앨범 '이응'은 그 독특함으로 인디음악계에서도 주목받았다. 이후 국내에서 유통계약을 체결하고, 음반을 발매했지만 별도의 음반 활동은 하지 않았다. 그렇게 유통계약이 마무리된 시점, 윤종신을 만나 미스틱89에 공식 합류했다.
"만족한다. 압박이나 얽매는 것 없이 '너 하고 싶은대로 해라' 식이라 꽤 자유롭다. 사람마다 자기에게 맞는 방식이 있을텐데, 난 이런 게 맞다. 넓은 목장에 풀어주시되, 바운더리는 있다. 근데 스스로 그걸 잘 넘지 않는 타입이다."
여성 싱어송라이터로 별다른 욕심 없이, 자신의 음악을 만들고 그것을 들려주는 역할을 해왔던 퓨어킴은 어떤 계기로 윤종신이 내민 손을 '덥썩' 잡은 걸까.
"레이블 내에서 협업하는 것 자체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예전엔 전혀 없었다. 근데 이상하게 (윤)종신 오빠랑은 하고 싶더라. 만나보고 단시간에 마음을 열고 계약했다. 언제나 맞다고 생각하는 일만 하는 편인데, 이번에도 그랬다."
# '마녀마쉬'로 현실세태를 꼬집다
미스틱89에 합류 후 대중 앞에 첫 선을 보인 곡은 '마녀 마쉬'다. 그 동안 EP음반과 정규앨범에서 직접 만든 자작곡을 실었던 것과 달리 이번엔 윤종신 작곡, 015B 출신 정석원 편곡이다. 여기에 퓨어킴이 노랫말을 붙였다.
"이전 음악들은 내가 하고 싶은걸 그냥 혼자했던 거라면, 이번엔 협업을 택했다. 이전 곡들보다 훨씬 더 가요적인 느낌이 짙은 노래가 만들어졌다. 혼자 했으면 못했을 작업을 종신 오빠의 도움으로 해냈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곡 작업의 방향을 결정했다."
마녀라는 콘셉트는 윤종신이 제시했다. 퓨어킴은 '마녀사냥'의 표적이 돼 화형대에 오른 한 여성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가사로 전달했다.
"마녀에게 매혹된 이들에게 '너에게 관심 없어'라고 꼬집는다. 요즘 젊은이들이 자기가 진짜 하고 싶은 것도 모른채 그저 세태를 따라가는 걸, 다만 한 번 쯤은 생각해보라는 의미를 가사에 담았다."
# 음악, 인생의 목표가 되다
정규 1집 이전 미국에서 홈레코딩 방식으로 제작된 첫 EP음반 '맘 앤 섹스(Mom & Sex)' 1번 트랙 '잇츠 하드 투 비 어 도터 오브 어 우먼 러브드 바이 갓'(It's Hard To Be A Daughter Of A Woman Loved By God)'은 퓨어킴에게 남달랐다.
"어느 날 갑자기 엄마를 잃는 꿈을 꿨다. 울면서 깨어나 이 곡을 만들었다. 이제까지 썼던 노래들은, 누군가에게 주거나, 학교 과제가 목적이었다면, 이걸 쓰고는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게 바로 이거였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그게 스물넷 때다."
지난 2005년 미국 버클리음대 프로페셔널뮤직과에 입학, 2008년 졸업한 뒤 2009년 할리우드 웹에이전시 직원으로 일하던 그가 '잇츠 하드…'를 계기로 온전히 뮤지션의 길을 택한 것. 목표는 의외로 단순명료했다. 바로 '음악을 계속하는 것'이다.
"말은 쉽지만 음악을 계속한다는 것은 대중음악이든 인디음악이든 거의 없는 일이다. 그걸 해내고 싶다. 음악은 가장 훌륭한 형태의 예술이다. 다른 것들은 눈에 보이지만, 이건 보이지도 않는 무(無)의 형태로 감정과 메시지를 다른 이에게 전달하는 힘이 있다. 음악을 쭉 하고 싶다."
gato@osen.co.kr
미스틱89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