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즐기기] 김연아의 '명품 점프' 눈으로 읽는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2.05 07: 41

예로부터 동계올림픽의 꽃은 아이스하키였다. 단단히 중무장한 얼음 위의 전사들이 퍽을 서로의 골문에 넣기 위해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아이스하키는 동계올림픽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종목이자, 가장 인기있는 종목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아이스하키 출전권을 따내지 못한 한국에 있어 이번 2014 소치동계올림픽의 꽃은 의심할 여지 없이 피겨스케이팅이다. ‘피겨여왕’ 김연아(24)의 마지막 무대가 될 소치의 은반은 벌써부터 기대감에 찬 시선들로 후끈 달아올랐다. 김연아의 스완송이 울려퍼질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는 ‘연아키즈’ 김해진(17, 과천고)과 박소연(17, 신목고)이 여왕의 후계자로서 대관식을 치를 장소이기도 하다.
김연아를 향한 세계의 시선은 이미 올림픽 2연패를 확실시하고 있다. 카타리나 비트(동독, 1984-1988) 이후 첫 올림픽 2연패의 주인공으로 금메달이 유력시되는 김연아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물론, 세계 각국의 외신들로부터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의 메달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수많은 도전자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김연아를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는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그의 완벽한 점프 스킬과 풍부한 표현력, 높은 예술성이다. 특히 ‘교과서 점프’라고 불릴 정도로 도약과 비거리, 회전과 착지가 모두 완벽한 김연아의 점프는 고득점을 보장하는 든든한 보증수표다.
김연아의 명품 점프를 100% 즐기기 위해서는 그가 어떤 점프를 구사하는지 알고 있는 것이 좋다. 피겨스케이팅에는 6종 점프(악셀, 럿츠, 플립, 살코, 룹, 토룹)가 있다. 이 중 2분 50초 안에 7가지 규정 요소를 수행해야하는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세 가지 점프 과제가 부여된다. 3회전+3회전(혹은 3회전+2회전) 콤비네이션 점프 하나와 단독 3회전 점프, 그리고 더블 악셀이다. 더블 악셀의 경우 트리플 악셀로도 대체가 가능하다.
김연아는 ‘어릿광대를 보내주오’에 맞춰 연기할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럿츠+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수 10.10점)를 첫 과제로 수행한다. 두 번째 과제는 트리플 플립 단독 점프(기본점수 5.30점) 이후 더블 악셀(기본점수 3.30점)로 점프 과제를 마무리한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당시와 구성은 달라지지 않았다.
누에보 탱고의 리듬에 맞춰 세련되고 우아하면서도 격정적인 연기를 선보일 프리스케이팅 ‘아디오스 노니노’에서는 최대 7번의 점프 과제가 주어진다. 김연아는 6종 점프 중 악셀을 제외한 트리플 5종 점프에서 룹을 뺀 4가지 점프를 골고루 섞어 7번의 점프 과제를 수행한다. 첫 번째 과제는 쇼트프로그램과 같은 트리플 럿츠+트리플 토룹. 두 번째 단독 점프도 트리플 플립이다.
세 번째 점프과제는 트리플 살코+더블 토룹(기본점수 5.50점) 콤비네이션 점프로, 지난 시즌에는 후반부에 배치했던 콤비네이션 점프를 앞으로 끌어왔다. 빠르고 복잡한 스텝 연기와 스핀이 가미된 안무로 인해 체력적인 부담을 덜기 위해 전반부에 배치한 것으로 해석된다. 곡 시작 후 2분이 지난 시점부터 점프에 10%의 가산점이 붙기 때문에 후반부 점프에 비중을 두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무리해서 난이도가 높은 점프를 뛰다가 넘어질 경우 -1점의 감점이 있기 때문에 밸런스를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
스핀과 스텝 연기를 마친 후 뛰는 트리플 럿츠부터는 후반부 가산점이 붙는다. 기본점수 6.00점인 트리플 럿츠가 6.60점이 되는 셈이다. 트리플 럿츠를 마친 후에는 2-2-2 콤비네이션 점프인 더블 악셀-더블 토룹-더블 룹, 단독 점프인 트리플 살코로 여섯 번째 과제를 마치고 레이백 스핀과 코레오 시퀀스 다음 마지막 점프 과제인 더블 악셀을 수행하는 것이 김연아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의 기본 점프 구성이다.
이제까지와는 달리 쇼트프로그램에서 서정적인 음악을, 프리스케이팅에서 강렬한 탱고를 구사하는 만큼 체력적인 부담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시즌 전 발등 부상으로 인해 그랑프리 시리즈를 포기했기에 경기에 나설 100%의 몸상태를 만드는데도 시간이 걸렸다. 때문에 리허설이었던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와 전국종합선수권대회 모두 ‘클린’하는데는 실패했다. 그러나 클린은 아니었어도 실수를 재치있게 만회하는 모습을 보이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과 여왕으로서의 자격을 증명해 안도감을 불어넣었다.
마지막이기에 더 아름다울 김연아의 ‘스완송’을 감상하며, 그의 명품 점프를 놓치지 말고 하나하나 찾아보는 것도 소치동계올림픽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다. 글자 그대로 은반 위에 화사함과 아름다움을 더하는 동계올림픽의 또다른 ‘꽃’ 피겨스케이팅을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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