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으로 16년을 활동해온 것도 대단하지만, 솔로가수로 10년을 살아온 것도 대단하다.
다른 가수는 둘 중 하나도 이루기 쉽지 않은데, 이를 모두 해낸 이민우는 6일 솔로 10주년 기념 앨범 '엠텐(M+TEN)'을 발매하며 자축한다. 타이틀곡 '택시'는 술에 취해 필름이 끊긴 기억에서 착안한 본격 '음주송'. 신화니까, 10년차 가수니까 가능한 노래다. 최근 기자를 만난 그는 연신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감사드려요. 이렇게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무엇보다 팬 여러분이 있어서 가능했던 것이니까요. 지난 10년은 점수를 잘줘봐야 50점일 거 같아요. 앞으로 10년 더해서 50점 더 받아야죠. 내 입맛만 고집하기보다는 대중하고도 잘 맞춰서, 보다 더 나답게 풀어나갈 수 있는 10년이 됐으면 좋겠어요."

신화 멤버 중 솔로 앨범을 가장 활발하게 내고 있는 중이지만 정작 그는 솔로로 데뷔할 수 있는 기회를 거절했었다.
"가장 중요한 건 신화가 있기에 엠이 있었다는 거죠. 신화로 데뷔하기 전에 이수만 선생님께서 솔로 활동을 제의하신 적이 있어요. 그런데 제가 죄송하지만 팀으로 데뷔하고 싶다고 했었거든요. 팀이 있어도 솔로로 활동할 수 있다는 걸 예상했었고, 그때는 한창 각종 댄스대회 등을 나가면서 팀웍을 다지며 일하는 매력에 빠져있기도 했고요. 생각해보면 정말 신화라는 구성원들 덕분에 더 안정적으로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 타이틀곡 '택시'는 무려 5년 전에 만든 곡이다. 군복무와 신화 활동 준비 등으로 5년이 훌쩍 흘러버렸다. 보컬 빼고는 모조리 바꾸다보니, 오히려 이 곡이 타이틀곡 감이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강한 이민우를 기억하는 사람에게는 좀 '힘을 뺀' 듯한 느낌도 있는 노래라, 의외의 선택으로 보일 수도 있다.

"사람들이 다시 따뜻한 음악을 원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편곡을 바꿔봤죠. 전 원래 힙합, 댄스도 좋아하지만 그루브가 있는 소울을 굉장히 좋아해요. 이전 노래에도 미디엄템포곡이 많았죠. 강한 노래는 이미 많이 보여드렸으니까, 요즘 내 심리상태이기도 한 여유로움을 보여드리는 것도 좋을 것 같았어요. 어떻게 보면 '택시'는 제가 지난 10년간 계속 좋아해온 색깔이 낳아준 노래가 아닌가 싶어요."
'택시'는 술에 만취해 잠에서 깨어난 다음날, 전날의 기억의 더듬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워낙 술을 좋아하는 신화로 알려졌기에, '당연히' 경험담 같아 보인다.
"잠에서 깨긴 했는데, 그 여운이 가시지 않는거죠. 술을 마시고 어떤 여자를 만난 것 같은데, 다시 찾아보고 싶어서 같은 자리에도 가보고, 술도 먹어보고 하는 그런 해프닝. 술에 취해서 '진상' 짓은 많이 하는데 낯선 여자는 안만나봤습니다. 저는 그런 건 싫어해요.(웃음) 주로 누나가 운영하는 술집에 가서 짜장 라면을 먹죠. 2005년에 13kg을 감량하면서 면 음식을 끊었는데, 그 때문인가봐요. 술만 먹으면 그렇게 국수 같은 걸 찾아요."

이민우는 솔로 활동을 마치고 곧바로 신화 콘서트에 돌입할 예정. 이어서는 솔로 아시아투어, 신화 컴백 등 1년 계획이 빼곡히 차있다.
"얼마전에 (이)효리를 만났는데, 제가 컴백한다니까 '외롭겠다' 그러는 거예요. 그렇겠죠. 모르는 후배 그룹이 많아서. 그 분위기 속에서 내가 너무 초라하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웃음) 신화는 진짜 신화로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신화의 콘서트는 현재 막내 멤버 앤디 없이 준비 중이다. 도박 사건으로 자숙 중이기 때문. 이민우는 그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자숙의 기간을 보내는 시간이잖아요. 멤버들에게도 굉장히 미안해하고 있어요. 자신으로 인한 피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걸 앤디가 스스로 피해를 줬다고 느끼지 않았으면 해요. 우리로 인해 자기가 더 힘을 내고, 우리를 통해 고마움을 느끼길 바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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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