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인권이 주특기 코믹을 벗고 진지함을 입었다. 스크린 속에서 열연을 펼치며 ‘연기파 배우’의 수식어를 입증해냈지만 과연 이것이 흥행으로까지 이어지며 대중에게 새겨진 ‘코믹전문’이라는 이미지까지 씻어낼 수 있을까.
김인권은 5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신이 보낸 사람’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그간의 코믹한 이미지를 내려놓고 시종일관 진지하고 무거운 모습으로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신이 보낸 사람’은 죽은 아내와의 마지막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마을 사람들을 데리고 남조선으로의 탈북을 결심한 철호(김인권 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김인권은 극 중 1급 정치범이자 마을의 주동분자 철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내용이 내용이니만큼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김인권의 모습은 무겁기만 하다. ‘방가?방가!’에서 선보였던 그의 코믹한 모습도, ‘광해:왕이 된 남자’에서 감초 코믹연기로 극의 재미를 더했던 모습도, 이번 ‘신이 보낸 사람’에서는 그 흔한 웃음기 하나 없는 모습으로 ‘코믹전문배우’의 이미지를 불식시켰다.
연기적인 면에선 그의 변신은 성공한 듯 하다. 실제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바탕으로 북한의 인권문제를 제기한 이 영화에서 김인권은 철호라는 인물을 통해 인권이 탄압되는 북한의 현실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통을 잘 표현해냈다. 고문 장면과 북한 사회 속에서 벗어나려 몸부림 치는 철호의 모습을 제대로 그려낸 것.
이에 대해 ‘신이 보낸 사람’의 연출을 맡은 김진무 감독 역시 “김인권을 코믹배우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정극에서 출발했던 사람이고 할리우드 같은 경우 코믹적인 이미지를 가진 분들이 굉장히 진지한 역을 맡기도 하지 않나”라며 “스펙트럼의 다양성 측면에서 김인권은 충분한 자격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이 영화를 통해 이미지 쇄신 이런 것도 있을 수 있겠다 생각을 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영화가 흥행으로까지 이어지며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듯싶다. 우선 다소 무거운 소재가 대중의 외면을 받을 수 있고 경쟁작들에 비해 작은 규모가 출발선부터 달리 설정할 수 있기 때문.
과연 ‘신이 보낸 사람’이 대중의 마음을 얻고 흥행에까지 성공, 김인권의 이미지 변신의 초석을 닦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신이 보낸 사람’은 오는 1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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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