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게만 느껴졌던 3위 자리가 이제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대한항공이 우리카드와의 3위 쟁탈전에서 승리하며 승점에서는 어깨를 나란히했다.
대한항공은 5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NH농협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외국인 주포 마이클의 맹활약 등 공·수 양면에서 우리카드를 압도하며 3-0(25-18 25-16 26-24)의 낙승을 거뒀다. 2연패에서 벗어난 대한항공(승점 32점)은 3위 우리카드(승점 32점)에 다승에서 뒤진 4위를 기록하며 추월을 눈앞에 뒀다. 반면 우리카드는 4연패 수렁에 빠지며 3위 자리가 위태로워졌다.
3위를 놓고 팽팽한 승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대한항공의 압승이었다. 대한항공은 마이클이 맹활약하며 손쉽게 경기를 풀어나간 반면 우리카드는 서브 리시브 난조에 이어 공격수들이 집단 난조에 시달리며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대한항공의 일방적인 페이스로 흘러간 경기였다.

기선은 대한항공이 제압했다. 1세트를 가져가며 우리카드에 선공을 날렸다. 17-15로 앞선 상황에서 최홍석의 연이은 공격 범실과 신영수 김형우의 연속 블로킹을 묶어 순식간에 21-15까지 앞서 나가며 사실상 세트 분위기를 가져왔다. 이후 대한항공은 1세트에서만 12득점에 공격 성공률 80%를 기록한 마이클의 확률 높은 공격에 힘입어 25-18 낙승을 거뒀다.
대한항공은 그 기세를 2세트에서도 이어갔다. 초반부터 우리카드의 엉성한 플레이를 놓치지 않고 차근차근 점수를 쌓아나가며 10-3까지 도망갔다. 이후 우리카드가 산발적으로 추격을 하긴 했지만 대한항공은 마이클의 맹폭과 상대 범실이 이어지며 여유 있는 승리를 거뒀다. 2세트까지 우리카드는 공격 성공률이 33.33%에 그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3세트에서는 우리카드가 반격을 시작했다. 세트 초반 블로킹이 유효적절하게 터졌고 중반 이후에는 외국인 선수 루니의 공격이 살아나며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한 때 6-12까지 뒤졌던 대한항공도 마이클을 앞세워 추격했다. 18-21에서 마이클의 오픈 공격으로 1점을 따라 붙은 대한항공은 신영석 김형우가 루니의 공격을 가로막으며 균형을 맞췄고 이후 김형우가 다시 최홍석의 공격을 잡아내며 역전까지 내달렸다.
이후 듀스에 돌입한 대한항공은 마이클의 해결 능력 끝에 경기를 3세트 만에 마무리했다. 마지막 순간이었던 24-24에서는 마이클의 후위 공격으로 매치 포인트를 잡았고 안준찬의 공격을 신영수가 잡아내며 역전승을 일궈냈다.
마이클은 64.58%의 높은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면서 32점을 기록, 루니(11점)와의 외국인 싸움에서 완승을 거뒀다. 대한항공은 블로킹에서도 9-4로 우위를 점했다. 이날 선발 투입된 김형우는 벤치의 믿음에 보답하기라도 하듯 5개의 블로킹을 쓸어담으며 팀 승리의 숨은 공신이 됐다. 반면 우리카드는 팀 공격 성공률이 36.14%까지 처지며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4연패의 쓴 맛을 봤다. 루니, 김정환(6점), 최홍석(6점)의 공격 성공률이 모두 저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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