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는 지금 살아나기 위한 전쟁이 한창이다.
일본 미야자키 기요타케 운동공원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두산은 한눈에 봐도 예년에 비해 젊어진 것이 보인다. 지난 5일 투포수조가 애리조나에서 날아와 합류했으나 젊긴 마찬가지. 올 겨울 임재철, 김선우, 이혜천 등을 시작으로 손시헌, 이종욱, 손시헌 등 30대 선수들이 유니폼을 갈아입은 영향이 크다.
한 팀에서 베테랑들이 이렇게 줄줄이 빠져나간 것이 유례가 없는 일이다. 특히 당장 주전급 활약이 가능한 선수들이 많이 사라지면서 두산의 전력 공백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이 많다. 그러나 미야자키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선수들이나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런 걱정은 잠시 접어두어도 좋다는 전언.

5일 구장에서 만난 최고참 홍성흔은 "확실히 선수층이 젊어졌다. 팀 분위기는 지금 치열하다. 빈 자리가 생겼는데 그것을 메우려는 경쟁이 있다. 우리 팀 장점은 또 자원이 두터운 것 아닌가. 물론 베테랑 선수들이 빠져나가 허전한 점은 있다. 하지만 전력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팀 전력의 키플레이어로 고영민과 정수빈을 꼽았다. 홍성흔은 "영민이는 감독님께서도 살아나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다. 올해 영민이만 예전의 기량을 찾아준다면 뭔가 팀이 잘될 것 같다. 영민이도 많이 깨달은 모습이다. 그리고 우리 팀에서 워낙 종욱이의 활약이 컸기 때문에 수빈이가 그 자리를 잘 채워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의 말 외에도 두산이 지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것은 이적생들의 생존에 대한 의지 때문이다. 김강, 최영진, 장민석, 오재일, 양종민 등 트레이드, 2차 드래프트 등을 통해 두산으로 자리를 옮긴 선수들이 유난히 야수조에 많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새 팀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눈도장을 박기 위한 의욕에 힘든 훈련도 군말없이 치르고 있다. 기존의 선수들 역시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타자들의 야간 훈련을 지켜보던 한 구단 관계자는 "올해는 정말 모든 선수들이 독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기회를 많이 받지 못했던 선수들, 그리고 이제 자신의 전성기를 꿈꾸고 있는 선수들이 봄을 기다리며 담금질을 하고 있다. 선배들이 떠나간 자리가 후배들의 독한 성장으로 메워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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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