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오프 김강민’ SK의 또 다른 승부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2.06 10: 40

메이저리그(MLB) 통산 135홈런을 친 루크 스캇(36)이 가세한 SK 타선은 올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정 박정권과 함께 쏘아 올릴 ‘대포쇼’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하지만 정작 더 중요한 선수는 따로 있을지도 모른다. 다양한 활용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김강민(32)이 그 주인공이다. 김강민의 활약 여부에 따라 SK 타선의 생산력은 요동칠 수 있다.
미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히스토릭 다저타운에서 1차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SK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전지훈련 들어 처음으로 자체 홍·백전(7회 제한경기)을 진행했다. 이날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들은 역시 홍팀의 3·4번에 나란히 포진한 최정과 스캇이었다. 최정은 3타수 2안타, 스캇은 3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최정이 포문을 열면 스캇이 불러들였다. 이상적인 그림이었다.
하지만 이만수 SK 감독의 타순 구상은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백팀에도 시험가동이 있었다. 김강민이 리드오프로 출전한 것이다. SK는 그간 부동의 리드오프였던 정근우가 FA 자격을 얻어 한화로 떠난 공백을 메워야 하는 상황이다. 김강민 이명기 등이 거론됐었는데 김강민이 이날 리드오프로 뛰며 먼저 시험대에 올라서는 분위기다.

하위타선에 위치하는 선수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김강민은 1번 자리가 그렇게 낯설지 않다. 2007년 이후 708타석을 소화했다. 타율은 2할7푼4리로 나쁘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1번 타순에서 타율 3할4푼의 맹타를 휘둘렀다. 이명기가 아직 발목 부상 재활에 매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김강민은 가장 확실한 대안이다. 우타자로서는 사실상 유일한 자원이기도 하다. 상대 투수의 유형에 따라 팀의 선택폭을 넓힐 수 있는 자원이라는 것이다.
김강민도 팀 내 사정을 잘 아는 만큼 본격적인 리드오프 트레이닝에 들어갔다. 김강민은 “아직 오키나와 실전 경기 전이라 명확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다. 내 타격 매커니즘을 변화시키는 것도 아니다”라면서도 “오직 출루율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내가 출루를 해야 팀의 전술이 시작된다는 마음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하고 있다”라고 최근 훈련 상황을 설명했다. 짧게 치는 스타일로의 변신보다는 자신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출루율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SK의 팀 사정을 고려하면 김강민의 이런 접근법은 긍정적이다. 김강민은 올해 SK 타선에서 할 일이 많다. 리드오프로 뛰지 않을 때는 중심타선이나 중심타선 바로 아래에서 타점 기회를 엿보는 임무를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후반기 맹활약, 그리고 FA라는 동기부여를 생각하면 그 임무를 너끈히 수행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지난해와는 달리 정상적인 컨디션 속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다는 점도 큰 호재다. 김강민이 타선의 만능키가 되어야 SK도 답답한 침체 양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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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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