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는 야구는 힘들어지는가.
아직 시즌이 시작도 되지 않았지만 KIA의 마운드에 심각한 상황이 발생했다. 믿을만한 중간투수들이 전지훈련 도중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허리 없이 경기를 해야되는 위기상황이다. 따라서 올해도 지키는 야구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선 선동렬 감독이 올해 허리진의 중책을 맡기려 했던 곽정철이 왼 무릎 수술을 받았다. 최소 3개월이 지나야 복귀가 가능하다. 돌아오더라도 제대로 볼을 던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몸상태도 문제지만 2년 넘게 마운드에 오르지 않아 떨어진 실전감각이 커다란 걸림돌이다.

지난 2012년 신인 불펜요원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박지훈도 팔꿈치 통증 때문에 휴업상태이다. 박지훈은 작년 시즌 투구밸런스가 흔들리며 제구력과 구위가 떨어졌고 이후 힘을 되찾지 못했다. 올해 재기를 노렸으나 이제는 부상으로 인해 주저앉았다. 돌아오더라도 제몫을 할 수 있을지는 극히 불투명하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한 김태영도 불펜에서 귀중한 활약을 해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팔꿈치 수술 재활을 아직 끝내지 못하고 있다. 벌써 불펜에서 몸을 풀면서 시동을 걸고 실전에 나서야하는데도 아직 잠잠하다. 역시 풀타임을 소화할 것인지 불투명하다.
현재 KIA 불펜은 답이 없다. 베테랑 유동훈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 위안을 주고 있지만 믿을만한 투수가 없다. 좌완 심동섭, 군제대 선수 박성호, 한승혁, 박준표, 신인 사이드암 김지훈, 좌완 김준 등이 대기하고 있다. 그러나 필승맨으로 기용하기에는 경험이 너무 낮다. 심동섭 역시 팔꿈치 때문에 불안하다.
선동렬 감독은 불펜충원을 위해 선발투수 후보 7명 가운데 남은 인원을 중간으로 배치할 계획을 밝혔다. 양현종 김진우 데니스 홀튼 송은범의 4선발진은 확정적이다. 서재응, 임준섭, 박경태 가운데 두 명이 불펜에서 대기한다. 그러나 이 가운데 박경태를 제외하고 서재응과 임준섭은 연투능력 때문에 불펜투수는 적합하지 않다.
결국 마운드 전략을 백지상태에서 다시 짤 수 밖에 없다. 만일 필승 불펜 구축이 여의치 않다면 선발야구를 할 수 밖에 없다. 6선발진으로 마운드를 꾸려 우승을 이룬 2009 체제이다. 선발들의 등판간격을 늘리면서 6회 이상을 던지고 중간투수들의 이닝을 최소화하고 소방수에게 바통을 넘기는 방식이다. 그러나 그때도 손영민 곽정철 유동훈이 있었다. 시름에 잠긴 선동렬 감독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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