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올 시즌 6인 선발 전원 10승 도전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02.06 10: 40

사상 첫 통합 3연패를 달성한 삼성 라이온즈가 프로야구 최초로 6인 선발 전원 두 자릿수 승리에 도전한다.
두 자릿수 승리는 선발 투수의 평가 잣대나 다름없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속설처럼 10승 투수가 많이 배출될수록 정상 등극은 더욱 가까워진다. '끝판대장' 오승환의 일본 무대 진출 속에 마운드 약화가 우려되는 게 사실. 삼성은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선발진을 앞세워 오승환의 공백을 메울 계획.
삼성은 1993년(김태한, 박충식, 김상엽, 성준), 1999년(노장진, 임창용, 김상진, 김진웅), 2001년(임창용, 배영수, 김진웅, 갈베스), 2002년(임창용, 엘비라, 노장진, 김현욱), 2012년(장원삼, 미치 탈보트, 배영수, 브라이언 고든), 2013년(배영수, 장원삼, 윤성환, 차우찬) 등 5차례 한 시즌 10승 투수 4명을 배출한 바 있다. 배영수, 윤성환, 장원삼 등 다승왕 출신 3인방과 좌완 차우찬 그리고 외국인 원투 펀치 릭 밴덴헐크, J.D. 마틴이 그 후보다.

배영수, 윤성환, 장원삼 등 다승왕 출신 3인방은 꾸준히 선발진을 지키며 통합 3연패에 이바지했다. 이들은 '10승 보증 수표'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만큼 부상만 없다면 두 자릿수 승리 달성은 무난할 듯. 10승보다 15승을 목표로 삼을 만큼 올 시즌 활약에 대한 자신감은 가득하다.
배영수는 지난해 14승을 거두며 9년 만에 다승 부문 타이틀을 획득하기도. 그는 지난 시즌을 되돌아 보며 "여러가지 변화를 시도했었는데 확실히 내 나이와 내 몸에 맞는 폼을 찾았다"고 말했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 없지만 투구 자세 등 기술적인 변화를 꾀할 생각이다.
배영수는 2007년 팔꿈치 수술 이후 2009년을 제외하면 해마다 100이닝 이상 소화했다. 특히 2012년부터 2년 연속 150이닝 이상 소화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그는 올 시즌에도 이닝 이터의 면모를 뽐내며 '10년 만의 15승 달성'과 '정규 시즌 MVP 등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사냥하는 게 목표다.
윤성환은 팀내 선발진 가운데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치상 성적보다 팀 기여도는 훨씬 높은 편. 팀내 토종 선발 및 외국인 투수와 비교해도 뒤질 게 없다. 타선의 지원만 뒷받침됐다면 15승 달성도 무난했다는 평가다.
윤성환의 지난해 성적은 13승 8패 평균자책점 3.27. 가장 많은 이닝(170⅔)을 소화했고 17차례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하며 이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윤성환은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취득한다. 국내 최고의 오른손 선발 요원으로 평가받는 만큼 FA 잭팟을 터트릴 가능성이 높다. 이만큼 확실한 동기 부여는 없다.
다승왕 출신 장원삼은 프로 데뷔 후 홀수해 유독 약한 징크스가 있다. 지난해 10승 고지를 밟으며 데뷔 첫 2년 연속 10승 달성과 더불어 홀수해 징크스와의 이별을 선언했다. 장원삼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4년간 총액 65억에 FA 잭팟을 터트렸다.
투수 FA 역대 최고 대우를 받은 장원삼은 "4년간 해마다 15승씩 거두고 싶다"고 목표를 드러냈다. 그는 "4년간 잘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큰 게 사실"이라며 "그동안 FA 계약 후 성적이 좋지 않은 선수들이 많은데 그렇기에 더욱 더 잘 해야 한다는 마음이 크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짝수해를 앞둔 만큼 자신감은 절정에 이르렀다.
승률왕 출신 차우찬은 지난해 외국인 투수의 부상과 부진 속에 선발진에 지각 합류해 2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10승 7패 평균자책점 3.26)를 달성했다. 그리고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 5차례 마운드에 올라 12⅔이닝 7피안타(1피홈런) 6볼넷 9탈삼진 2실점으로 짠물 투구를 선보였다. 그가 없었다면 삼성의 사상 첫 통합 3연패는 불가능했을지도.
차우찬은 "한국시리즈 때 던지면서 '확실히 내 폼이구나' 하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해의 상승세를 이어 간다면 10승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 아시안 게임 대표팀 승선을 위해서라도 10승 달성은 반드시 이뤄야 할 목표다.
삼성은 '외국인 선수 잔혹사'라고 표현할 만큼 외국인 선수의 활약과는 거리가 멀었다. 특히 지난해 에스마일린 카리대가 잔혹사의 정점을 찍었다. 올 시즌에는 외국인 투수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에게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는 것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류중일 감독은 "밴덴헐크와 마틴이 25승을 합작하면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승 9패(평균자책점 3.95)를 거뒀던 밴덴헐크는 올 시즌 한층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태한 투수 코치는 "밴덴헐크가 몸을 잘 만들어 왔다. 지난해 성적의 2배 정도 생각하고 있다"면서 "구위 등 그만한 능력이 있다"고 박수를 보냈다.
마틴 또한 불펜 피칭을 통해 컨트롤과 변화구 구사 능력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아직 실전 무대에 오르지 않았지만 퀵모션 및 경기 운영 능력 또한 수준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배영수, 윤성환, 장원삼, 차우찬 등 토종 선발진이 예년처럼 건재를 과시하고 외국인 투수 2명이 기대 만큼 해준다면 프로야구 사상 첫 한 시즌 10승 투수 6명 배출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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