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미스코리아’, 명품 로코의 가슴 먹먹한 반전 밀당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2.06 08: 20

MBC 수목드라마 ‘미스코리아’는 시청자들과 밀고 당기기를 하는데 유독 자신감이 넘친다. 미스코리아 대회 영광의 진 발표의 순간, 숱한 드라마처럼 질질 끌다가 다음 회로 넘어갈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비켜나갔다. 제작진을 소개하는 자막이 올라가는 순간 울려퍼진 미스코리아 진 이연희의 이름은 왜 이 드라마가 뻔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범주에 끼지 않는 이유를 또 한번 보여줬다.
‘미스코리아’는 지난 5일 방송된 15회에서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때리는 반전의 마법을 펼쳤다. 이날 방송은 오지영(이연희 분)을 미스코리아로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김형준(이선균 분)의 화장품 회사가 이윤(이기우 분)의 술수로 인해 부도가 나면서 위기가 닥치는 이야기가 담겼다.
지영은 형준의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중요한 본선 무대에 올라 김재희(고성희 분)와 최후의 2인에 이름을 올렸다. 지영의 화려한 미스코리아 무대보다도 형준의 절망 같은 현실에 초점이 맞춰졌기에 이미 방송시간 종료가 가까워진 상태였다. 그리고 사회자(신영일 분)가 영광의 진을 발표하려는 순간 마지막을 알리는 드라마 주제곡이 흘러나왔다.

여느 드라마처럼 당연히 다음 회를 기약하는 듯한 흐름은 제작진 자막이 올라가고 본선 무대를 멀리서 비치는 화면이 시작되면서 확 바뀌었다. 바로 사회자가 지영의 이름을 호명하며 진에 오른 것을 축하한 것. 물론 지영의 환희 가득한 표정은 담기지 않았지만 사회자의 목소리만으로도 시청자들을 전율하게 했다.
이 드라마는 ‘파스타’(2010), ‘마이 프린세스’(2011), ‘골든타임’(2012)을 연출하며 감성적이고 여운을 남기는 연출로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했던 권석장 PD의 작품. 1997년 IMF 외환위기를 배경으로 하는 ‘미스코리아’ 역시 감성을 자극하는 연출로 안방극장을 먹먹하게 하는 중이다. 특히 마지막 장면의 감정이 쭉 이어지게 만드는 일명 ‘여운 엔딩’은 ‘미스코리아’를 보는 즐거움 중에 하나다.
이 같은 ‘여운 엔딩’이 미스코리아 대회 결과 발표의 순간과 만나니 전혀 예상하지 못한 안방의 뒤통수를 치는 마지막 장면이 완성됐다. 지영과 형준의 갑갑하기만한 현실로 숨통을 조이다가도 이 같은 환희의 순간을 극대화하는 장치를 이용하는 권석장 PD와 서숙향 작가의 ‘밀고 당기기’는 이 드라마의 사랑스러운 매력을 한껏 드높이고 있다. 이미 나이 제한 복선이 깔린 까닭에 지영의 감정선을 따라가면 기쁘면서도 불안하고, 형준의 처지를 생각하면 안타까우면서도 행복한 순간인 것.
그토록 매달렸던 화장품 회사가 하루아침에 부도가 나면서 지영 빼고 모든 것을 잃은 남자 형준의 처절한 밤과 그동안의 고난을 딛고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맞이 했지만 사랑하는 남자 형준이 없어 슬픈 지영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밤은 명품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미스코리아’의 또 하나의 명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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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코리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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