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그대' 유인나, 밉지만 욕할수만은 없는 이유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4.02.06 08: 30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유인나는 너무 밉지만 욕할 수가 없다.
'별에서 온 그대'에서 유세미(유인나 분)이 천송이(전지현 분)에게 품고 있는 적대심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송이가 위기에 처하자 순식간에 돌변해 그의 손을 뿌리쳤다. 또 지난 15년간 천송이의 그림자로 살아왔던 인생의 서러움을 토해내며, 절교를 선언했다. 한 순간도 친구였던 적이 없으니 굳이 관계를 정리할 필요까지 없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그는 송이의 뒤통수를 쳤다.
세미는 송이가 내놓은 주연 자리를 꿰차며 승승장구했다. 만년 조연에서 주연으로 신분이 상승했다. 하지만 늘 불안한 모습. 송이가 재기에 성공할까봐 이곳 저곳에 덫을 치는 수를 쓰고 있다. 이렇게 보면 세미는 복수심에 불탄 인물로 정리된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늘 송이의 그림자 역할을 했다는 점, 더군다나 15년 동안 짝사랑해 온 이휘경(박해진 분)마저 송이만 바라본다는 점을 놓고 갈 수가 없다. 이유있는 분노고, 복수인 셈이다.

지난 5일 방송된 '별에서 온 그대' 14회에서 세미는 또 한 번 송이에 대한 경쟁심을 드러냈다. 그는 영화 촬영장에서 송이에게 핫팩을 가져다 주려는 매니저의 뜻을 눈치채고, 대사를 맞춰달라며 그를 붙들었다. 송이에게 향한 사람들의 관심을 자신에게 끌어오기 위해 안달했지만 그의 노력은 보기좋게 물거품이 됐다. 촬영장에 휘경이가 밥차를 몰고 나타난 것. 휘경은 송이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멋진 이벤트를 준비했다.
여전히 휘경을 좋아하고 있는 세미는 이 모습에 단단히 마음이 상했다. 15년을 한결같이 휘경만 바라봤는데 휘경은 그 오랜 시간을 한결같이 송이만 보고 있다. 그냥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송이를 위해서라면 목숨을 던질 것처럼 열렬히 사랑하고 있다. 송이에 대한 열등감의 시작은 휘경에 대한 짝사랑에 있다고 풀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때문에 세미는 송이를 미워한다. 하지만 도에 넘는 잘못은 하지 않는다. 그에게 직접적으로 물리적인 피해를 가한 적도 없다. 그래서 세미의 수는 다른 악역들과 다른 '인간미(?)'를 품고 있다. 악역이지만 욕을 하기 보다는 동정심을 갖게 하는 매력을 가졌다. '별에서 온 그대'는 종영까지 6회를 남겨두고 있다. 앞으로 세미가 사랑과 우정, 두 가지 의미에 대한 태도를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지 흥미를 자아낸다.
한편 '별에서 온 그대' 14회에서는 송이가 이재경(신성록 분)의 음모로 죽을 위기에 처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송이를 살리기 위해 재경의 죄를 덮어쓰기로 했던 도민준(김수현 분)은 폭주했고,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서라도 재경을 죽이겠다고 엄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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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그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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