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보는 황정민일까. 한동안 극장가 흥행코드에서 멀리 벗어났던 멜로 장르의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가 장기 흥행 체제에 돌입했다. 애니메이션 국내 최다관객 신기록을 연일 경신중인 '겨울왕국'과 코미디 '수상한 그녀'의 돌풍 속에서 굳건히 박스오피스 3위를 지키며 150만 관객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남사'는 평일인 5일 하루동안 5만명을 동원해 누적관객수 149만 6700명을 기록했다. 배급사 NEW에 따르면 '남사'는 예매 전문 사이트 맥스무비 기준 20대 30%, 30대 37%, 40대 이상 31%의 세대별 예매율로 전세대의 고른 지지를 얻고 있을 뿐만 아니라, 멜로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남성 관객 예매율이 44%(1/31 기준)에 육박하는 높은 예매율을 기록하며 극장을 찾는 폭넓은 관객층을 사로잡고 있다.
이로써 '남사'는 개봉 2주차에 박스오피스 순위를 한 계단 올리는 괴력을 발휘한데 이어 설연휴 내내 입소문을 타면서 흥행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극장가 박스오피스는 대부분 개봉 이후부터 점차 하락하기 마련이지만 관객 입소문을 타는 극히 소수의 수작들이 2주차 부터 순위 역전을 이룬다.

'남사'는 순수 최루성 멜로 영화다. '천의 얼굴'로 불리는 황정민이 들려주는 거친 남자의 순진한 사랑 이야기다. 일평생 거칠게 살아오다 난생 처음 사랑에 빠진 거친 남자 ‘태일’로 변신을 꾀한 황정민은 90년대 유행을 끌었던 맥가이버 머리부터 컬러, 무늬 어느 하나 평범하지 않은 촌스러운 의상으로 한껏 멋을 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속 살이 보일 듯 말 듯한 황정민표 시스루(?) 패션은 남성적인 매력으로 여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며, 거친 금융업에 종사하는 ‘태일’의 직업 특성상 언제 어디서나 그와 함께하는 일수가방은 2014년 잇 아이템으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태일’은 사랑하는 여자 ‘호정’을 만날 때 평소보다 곱게 차려 입은 화사한(?) 의상으로 나름 멋을 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호정’을 만날 때와 만나지 않을 때 ‘태일’의 패션을 분석하는 것도 영화를 보는 또 하나의 볼거리다.
매력으로 가득 찬 태일의 개성만점 스타일은 촬영 전부터 스태프들이 직접 군산에 내려가 합숙을 하며 실제 군산 사람들을 관찰하여 만들어냈다는 후문이다. 이 영화는 지난 해 극장가를 휩쓸었던 누아르 흥행작 '신세계' 정청 캐릭터의 매력이 멜로 장르로 갈아탄 느낌을 물씬 풍겨서 더 흥미롭다.
황정민-한혜진, 남녀 주연을 비롯한 출연진 면면도 호화롭다. 곽도원, 정만식, 남일우, 김혜은, 강민아 등 주조연이 모두 열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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