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폼페이:최후의 날(이하 '폼페이')'가 '타이타닉'과 소름돋는 평행이론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인간 화석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거대한 재난 스케일을 자랑하는 '폼페이'가 재난-로맨스-제작진-실화 등의 키워드에서 동일한 모습을 보이며 평행이론을 보여주고 있는 것.
두 영화의 평행이론을 증명할 수 있는 첫 번째 키워드는 바로 두 작품 모두 막대한 규모의 피해를 발생시킨 대재난을 다룬다는 사실이다.

먼저 79년 8월 24일, 베수비오 화산 폭발을 다룬 '폼페이'는 단 하루 만에 도시 전체를 사라지게 만든 엄청난 위력의 폭발이었는데, 이는 히로시마 원폭의 10만 배에 가까운 힘이었다. 또한 폭발의 여파로 베수비오 화산의 고도는 약 2,000피트 정도 낮아졌으며 분출물은 바닷가를 뒤덮어 항구도시였던 폼페이를 내륙 도시로 만들어버릴 정도로 상상을 초월하는 피해를 남겼다.
마찬가지로 '타이타닉'은 1912년 북대서양 항로에서 빙산과 충돌해 1,513명의 생명을 앗아간 당시 세계 최대의 해난 사고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다음 키워드는 죽음조차 갈라놓을 수 없는 위대한 러브스토리. 실제로 화산 잿더미에 묻혀있다가 약 2,000여 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인간화석 중, 서로를 끌어안고 있는 연인의 모습에서 모티브를 얻은 '폼페이'는 노예 검투사 마일로(킷 해링턴 분)와 폼페이 영주의 딸 카시아(에밀리 브라우닝 분)의 애절하고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로 재탄생됐다.
이러한 연인의 모습은 신분을 초월한 사랑과 죽음 앞에서도 서로를 향한 마음만은 저버리지 않았던 '타이타닉'의 3등석에 탄 잭(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과 귀족 출신 소녀 로즈(케이트 윈슬렛 분)의 모습과도 참 많이 닮아있다.
'타이타닉'의 제작진이 '폼페이'에 동일하게 참여했다는 점도 또 하나의 평행이론. '타이타닉'에서 1912년 침몰한 타이타닉호를 완벽하게 재현하고 특수효과로 완성된 실감 나는 재난 장면으로 전 세계 관객들의 극찬을 이끌어내 이들은 한층 발전된 할리우드 최고의 기술력과 축적된 노하우를 발휘해 '폼페이'의 고대 로마 귀족들의 휴양 도시의 화려한 모습과 베수비오 화산 대폭발로 인해 아수라장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재현해냈다.
또 다른 두 작품 사이의 공통점은 실화를 소재로 했다는 점이다. 79년 8월 24일 대규모 화산 폭발 이후 1592년 우연한 기회에 발견된 인간 화석은 그야말로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릴 만큼 센세이셔널한 사건이었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대재난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굳어버린 인간 화석은 아이를 품에 안은 어머니, 서로를 지켜주려 꼭 끌어안은 연인들의 모습 등 다양한 형태와 표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그리고 '타이타닉' 역시 1985년 발견된 타이타닉 호에서 모티브를 얻었으며 1912년 역사적인 첫 항해에 나섰다가 침몰해버린 사건을 짜임새 있는 스토리로 만들어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마지막으로 평행이론을 입증할 수 있는 건 두 작품 모두 수차례에 걸쳐 영화화 됐다는 점이다. '폼페이'는 1908, 1913, 1926, 1960, 2014년 총 5번에 걸쳐 선보였으며 '타이타닉'은 1953, 1958, 1980, 1996, 1997년 제작돼 관객들과 만남을 가진 바 있다.
특히 1997년 개봉해 전세계적으로 사랑 받은 '타이타닉'은 '폼페이'와 동일한 2월 20일 개봉했다는 사실까지 알려져 놀라움을 안긴다.
한편 '폼페이'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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