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외야수 김현수(26)는 지난 시즌 2년 만에 3할 타율을 회복했다.
김현수는 지난해 발목에 뼈가 돌아다니는 통증을 안고서도 122경기에 출장해 131안타(16홈런) 90타점 63득점을 기록했다. 팀은 시즌을 4위로 마쳤으나 준플레이오프에서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가는 저력을 발휘하며 최종 2위로 포스트시즌을 마감했다. 개인적으로는 만족했을 법한 시즌이었다.
그러나 미야자키현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김현수에게 2013년에 대해 묻자 대뜸 고개를 가로저었다. 김현수는 "야구라는 것은 만족을 할 수가 없는 것 같다. 항상 어떤 시즌을 치르든 '아 이 정도면 잘했다'는 만족감은 들지 않는다. 지난해 역시 초반에는 좋았지만 팀이 주춤했을 때, 결정적으로 순위가 갈린 마지막 내 역할을 못한 것이 정말 아쉽다"고 말했다.

시즌 후 수술을 받을 예정이었던 그는 병원에서 수술보다는 재활을 권하면서 수술을 포기했다. 발목에 돌아다니는 뼈는 제거하기 쉽지만 그 주변에 건드려야 하는 것들이 많아 수술 후 치료가 힘들다고 했다. 김현수는 "이제는 어떻게 훈련해야 하고 어느 정도 뛰어야 하는지 알기 때문에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3할에 복귀했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남았던 김현수는 올해 노선을 바꿨다. 그는 "3할을 포기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3할에 연연하면서 안타를 만들어내려는 스윙을 하다보니까 잘맞은 타구도 멀리 뻗지 못했다. 이제는 안타를 만드는데 급급하지 않고 제 스윙을 후회없이 하고 싶다. 그렇게 하고 나서 시즌 후 성적이 나오면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올해 두산 사령탑에 오른 송일수 감독은 체력을 강조하는 스타일이다. 야수조는 송 감독과 함께 처음부터 미야자키에서 훈련을 하면서 체력 훈련을 강하게 했다. 김현수는 "감독님이 시키시는 대로 하다 보니 체력이 빨리 올라온 것 같다. 가끔 감독님이 '네가 못치면 감독의 머리가 아프다'고 농담을 하시는데 기대해주시는 만큼 저도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어느새 9년차가 됐다. 그는 "연차만 많아졌다"고 했다. 아직도 한참 자신에 대해 깨달아가고 야구를 배울 나이. 그는 "지금까지는 맨날 눈앞의 나무만 보느라 시즌 후 돌아보면 큰 산을 놓친 것 같다"고 했다. 어느새 20대 후반에 들어선 김현수가 이제는 눈앞의 큰 산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공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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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