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코, 오늘(6일) 새 미니음반 발매…주제는 '살인'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4.02.06 17: 02

래퍼 바스코가 6일 '살인'을 주제로 6일 새 EP음반 '코드네임:187(Codename:187)'을 발표했다.
이번 음반은 올해로 데뷔 14년차 경력의 래퍼 바스코가 지난 날들을 회상하며 만든 음악으로 가득 찼다. 여섯 트랙의 다소 짧은 러닝타임은 전체적으로 '분노'와 '여유'의 순간으로 나뉜다. 한국 힙합신에서 래퍼이자 한 아들의 아버지로 살아가는 자전적인 인트로 '187'과 마지막 트랙인 타이틀곡 '프리 폴링(Free Falling)'이 앨범의 중심을 잡아주고 나머지 영역은 자신감으로 채웠다.
올해 왕성한 활동을 앞두고 현재 본인의 심정과 각오를 직간접적으로 드러낸 일기 같은 음반. 그간 배신, 이혼 등 부침을 겪으면서 느낀 감정이 자신감과 어우러져 또 다른 미래를 예고하는 식이다.

힙합 특유의 흥도 놓지 않았다. '언더그라운드 킹'으로서 자신의 영역을 지키는 왕의 모습을 그린 '언더그라운드 킹'부터 자신감으로 가득한 래퍼가 던지는 메시지 '간지2', '살아있네' 등의 곡까지, 90년대 후반부터 이어온 커리어가 녹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앨범에는 바스코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프로듀서 제이키드먼과 스케리피, 하이플라이즈, 영제이 등이 참여했다.
특히 타이틀곡 '프리 폴링'은 지난 날의 순수함을 죽이고, 새롭게 태어나겠단 메시지를 표현한 메인 트랙. '자유낙하'란 타이틀이 의미하듯 자살을 연상시키는 단어를 주제로 했다.
세상에 치이면서 점점 변해가는 모습, 그 과정에서 아무도 믿지 못하게 된 그가 자신의 순수함을 스스로 죽이면서 심적으로 자유로워지는, 아이러니한 감성을 그린 곡이다. 앨범이 흐를수록 막판에 터질듯 하던 감정이 끝내 다른 방식으로 터진 셈이다.
팝스타 라나 델 레이를 연상시키는 임성현의 몽환적인 보컬은 오히려 그런 울분에 힘을 더한다. 무심한 듯 툭, 치고 나오는 음색이 울분을 대신한다. 목청껏 소리치지 않아도 담담하게 전하는 절망과 희망, 양지와 음지가 동시에 묻어난 트랙.
미국에서 '살인'을 뜻하는 숫자 '187'을 타이틀로 내건 만큼, 재킷은 강렬하다. 잔뜩 피가 묻은 채 두 팔이 묶인 메인커버부터 살인을 의미하는 곳곳의 키워드가 살기를 느끼게 하지만, 음악은 오히려 여유로운 분위기를 선사한다. 재킷과 음악 모두 바스코 자신이 걸어야 될 험난한 길에 대한 예고이기도 하다. 때론 사람을 믿고 의지했지만 세상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는 자전적인 얘기, 음악은 곧 현실에 절망하는 절규의 목소리가 되기도 하고 잔뼈가 굵은 래퍼의 자신감으로 표출되기도 했다.
한편 바스코는 지난해에만 정규 4집 '게릴라뮤직 엑소더스', 프로젝트 '몰로토프 칵테일' 2장의 앨범, 그리고 새 EP까지, 꾸준히 결과물을 발표해 왔다. 지난해 발표한 '몰로토프 칵테일'은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랩&힙합 음반 후보에 올라 음악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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