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혈투였다. '꼴찌' 원주 동부가 '선두' 울산 모비스의 5연승을 저지하는 이변을 일으키며 지긋지긋했던 14연패의 늪에서 탈출했다.
김영만 감독대행이 이끄는 동부는 6일 오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홈경기서 종료 직전 터진 이광재의 천금 3점포에 힘입어 모비스를 61-58로 물리치고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위닝샷을 성공시킨 이광재는 16득점과 함께 악착같은 수비로 승리의 일등공신 노릇을 톡톡히 했다.
이날 승리로 동부는 팀 최다인 14연패에서 탈출하는 기쁨을 누렸다. 모비스전 11연패와 홈 10연패의 사슬도 끊어냈다. 반면 모비스는 동부의 승리 열망을 꺾지 못한 채 4연승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1쿼터 모비스는 함지훈의 정확한 미들슛을 앞세워 근소한 리드를 이어갔다. 동부도 내외곽을 가리지 않은 두경민의 활약에 힘입어 지속적인 추격전을 벌였다. 모비스가 16-13으로 앞선 채 1쿼터를 마감했다.
2쿼터 들어서도 박빙의 승부는 계속 됐다. 연패를 끊으려는 동부의 의지가 강했다. 한 발 더 뛰는 수비 농구로 모비스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다만 공격이 문제였다. 특히 '예비역 병장' 윤호영이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하면서 저조한 야투성공률로 곤욕을 치렀다. 이광재가 내외곽에서 분전했지만 매번 역전할 기회를 놓친 동부는 27-30으로 뒤진 채 전반을 마쳤다.
3쿼터서도 엎치락뒤치락 시소게임이 이어졌다. 승리를 향한 동부의 투지와 집중력이 빛났다. 특히 김주성과 윤호영의 플레이가 돋보였다. 쿼터 중반 윤호영의 3점포를 앞세워 38-34로 달아난 동부는 결국 45-42로 앞선 채 마지막 쿼터를 맞았다.
동부의 기세는 4쿼터 초반까지 식을 줄 몰랐다. 이광재의 3점포 등을 앞세워 5점 차로 달아났다. 모비스도 곧바로 양동근의 3점포로 맞불을 놓았지만 동부의 기세를 완전히 잠재우지는 못했다.
눈을 뗄 수 없는 경기가 이어지던 종료 4분 전 윤호영은 공격시간 제한 1초를 남기고 귀중한 2점슛을 성공시키며 54-49로 도망갔다. 간절했던 승리가 눈앞에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모비스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바로 이어진 공격에서 박종천과 함지훈의 연속 3점포를 앞세워 종료 2분을 남기고 55-54로 기어코 역전에 성공했다.
동부도 박지현의 연속 4득점으로 58-55로 재차 역전에 성공했다. 모비스도 라틀리프의 득점으로 57-58로 턱밑까지 뒤쫓으며 명승부를 만들어냈다.
이후 모비스는 경기 종료 4초를 남기고 문태영이 더니건에게 자유투 2개를 얻어내며 승리를 눈앞에 둔 듯했다. 하지만 1구를 놓치면서 동점에 만족해야 했고, 마지막 공격을 시도한 동부의 이광재가 종료 직전 극적인 위닝샷을 성공시키며 치열했던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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