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우완 노경은(30)은 최근 머리를 길게 기르고 있다.
지난 5일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서 일본 미야자키 캠프로 건너온 노경은은 어느새 머리가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나왔던 '삼천포'보다 훨씬 길어 있었다. 노경은은 "젊었을 때 한 번 마음껏 길러보고 싶다"면서 "기르기 싫어질 때까지 기를 것"이라고 의욕을 불태웠다.
그러나 달라진 헤어스타일 빼고는 예전의 성실하고 수줍음 많은 노경은 그대로다. 노경은은 "올해도 똑같이 1년 동안 선발로서 부상 없이 뛰고 퀄리티 스타트를 많이 하고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것이 목표다. 머리를 기르는 것 빼고는 다 똑같다"며 웃었다.

지난 시즌 노경은은 10승10패 평균자책점 3.84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다소 높지만 그가 잘 던지고 승을 챙기지 못한 경기도 있었다. 이는 노경은이 승보다 퀄리티 스타트에 더 큰 목표를 두는 이유다. 그는 "승리를 목표로 하면 억울할 때가 있지만 퀄리티 스타트는 최소한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똑같은 것은 체력 관리. 노경은은 2004년 오른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로 겨울 휴식기가 지나면 팔꿈치 근육이 굳는다. 매번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피칭을 하면서 근육을 풀어주고 늘려줘야 한다. 노경은은 "지금 힘들어도 근육을 늘려줘야 시즌 때 잘 던질 수 있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 잘 버텨주느냐는 시즌 때 들어가야 알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올해 투수조 조장을 맡았다. 벌써 중고참 대접을 받는 것. 노경은은 "조장을 맡기는 했지만 우리팀 투수조는 (김)선우 형이 빠진 것을 빼면 지난해와 똑같다. 나도 내 자리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잘 채우고 다른 선수들도 똑같이 자기 역할을 잘 해준다면 올해도 좋은 성적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노경은은 2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명실상부 두산의 토종 우완 에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노경은은 에이스라는 자신감에 심취하지 않기 위해 매년 똑같은 목표를 정해놓고 자신을 다잡고 있다. 올 시즌 역시 15번 이상의 퀄리티 스타트, 3점대 평균자책점을 목표로 다시 달리고 있는 노경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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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