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하고 자신의 앞에 자꾸 나타나는 배 아픈 모습에 분노하고 사랑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상처를 줄 것임을 알면서도 키스를 하고. 오랜만에 감정을 마구마구 표현하는 배우 김수현의 모습에 보는 이들의 반가움이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는 천송이(전지현 분)에 대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도민준(김수현 분)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등장한 도민준의 감정은 '질투'였다. 도민준은 우연히 만난 천송이의 모친, 양미연(나영희 분)에게 천송이와 이휘경(박해진 분)의 약혼 이야기를 듣고 분노했다.

그는 "천송이가 자신을 구해준 휘경에게 마음이 움직였을 수 있다"는 장영목(김창완 분)의 말에 "나도 구해줬다"며 소리쳤다. 또한 "아. 그래서 그 아가씨가 도민준을 좋아했나보다. 그런데 이번에는 휘경이 구해줬으니 그쪽으로 마음이 가지 않겠냐"라는 말에는 "구해준다고 다 좋아하냐"며 버럭 화를 냈다. 천송이와 휘경의 사이를 질투하는 도민준의 감정이 드러났던 장면.
또한 천송이와 휘경의 약혼설을 제기한 기사에 직접 댓글을 다는 장면 또한 도민준의 질투를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는 두 사람의 약혼설 기사를 본 뒤 "오래 살고 볼 일이다. 근거없는 헛소문이다"라고 직접 댓글을 남기는 귀여운(?) 행동을 보였다.
천송이에게 보낼 문자를 썼다 지웠다 하는 장면 역시 보기 드물었던 도민준의 감정 표현 중 하나. 그는 "몸은 괜찮니"라는 문자를 썼다가 지우고 "이재경(신성록 분)의 회사와 계약했다며"라는 문자도 썼다 지웠다. 그러기를 반복, 결국엔 "보고싶다"라는 자신의 진짜 마음이 담긴 문자를 쓰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를 보낼까 말까 망설이던 도중 실수로 전송 버튼을 누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해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무엇보다도 이날 '별에서 온 그대' 속 도민준의 감정이 가장 크게 드러났던 건 엔딩을 장식한 키스신. 자신을 기다린 도민준에게 천송이는 "나 싫다며. 나와의 미래를 생각해 본적도 없다며. 이거 알아둬라. 나도 그쪽 이제 싫다. 이러니까 더 싫다. 되게 이기적인 사람이다"라고 소리쳤다.
이를 들은 도민준은 주변에 꺼져 있던 모든 조명을 켜며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멀리 있던 천송이를 자신에게 오게 만든 뒤 뭐하는 짓이냐며 묻는 천송이에게 "가장 이기적인 짓"이라고 말한 뒤 키스를 해 드디어 천송이를 향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동안 도민준은 천송이를 사랑하면서도 이를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이곳을 곧 떠나야 하는 존재였고 그러기 위해선 천송이를 사랑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도민준이었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아픔을 맛본 바 있는 도민준이었기에 사랑이라는 감정은 그에겐 한없이 두려운 감정이었다. 앞서 민준은 잠들어 있는 송이에게 "사랑하는 존재가 생기면 두려움 역시 생긴다. 지켜내야만 하는 사람을 지켜내지 못 할까 봐 나는 지금 두렵다"고 독백한 바 있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그간의 도민준은 천송이 앞에선 다소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주로 에필로그를 통해서만 도민준의 감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별에서 온 그대' 15회를 통해 도민준이 감정을 표현하면서 더욱 극을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비로소 '로맨틱 코미디', '로맨스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는 반응이 많은 것도 이와 관련된 반응들.
아직 도민준이 키스만 했을 뿐 직접적으로 천송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아 도민준이 다시 '숨김모드'로 돌아갈 수 있지만 키스를 통해 변할 가능성 역시 높다. 과연 두 사람의 사랑이 불 붙게 될지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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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그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