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통한 이종현, “몸싸움 많이 배웠어요”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2.07 07: 17

차세대 국가대표 센터 이종현(20, 고려대)이 또 한 번 성장했다. 
고려대 농구부가 3주간의 미국 전지훈련을 마치고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고려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머물며 이틀에 한 번 꼴로 현지 팀과 연습경기를 치렀다. 5일 LA 잉글우드 웨스트체스터 고교에서 ABA프로팀과 연습경기를 치른 이종현을 만나봤다.
농구의 본고장 미국에서 동양인 선수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고려대 선수들이 농구장에 들어서자 장내가 술렁였다. 이렇게 키 큰 동양인 선수들을 처음 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동양인이 농구를 해봤자 얼마나 하겠나’라는 무시의 시선들이 대부분이었다. 홈팀 웨스트체스터 고교는 NBA선수 트레버 아리자(29, 워싱턴)를 배출한 LA의 고교농구 명문팀이다. 웨스트체스터 선수들도 고려대의 경기를 지켜봤다.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가장 돋보인 선수는 이종현이었다. 흑인들과 견주어도 파워와 높이에서 밀리지 않았다. 무턱대고 들어오다 이종현에게 블록슛을 얻어맞는 경우도 나왔다. 이종현은 속공에서 보란 듯이 덩크슛을 터트렸다. 이종현이 앨리웁슛을 터트리자 장내가 술렁였다. 그를 바라보는 눈빛도 달라졌다.
경기 후 만난 이종현은 “국내보다 더 몸싸움이 치열해서 체력적으로 더 힘들었다. 이번 전지훈련을 부상 없이 마쳐서 다행이다. 작년보다 올해 더 많이 배웠다”면서 밝은 표정을 지었다. 흑인들과 부딪치며 배운 것을 묻자 “몸싸움이다. 여기는 파울을 안 분다. 국제대회 나갈 일이 많은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일단 외국인들은 몸 접촉이 많다. 피하면 우리가 더 다치고 밀린다. 거기에 대응하는 몸싸움을 많이 배웠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이종현의 실력은 상대팀 감독도 인정했다. 그레이 존슨 ABA 감독은 “32번(이종현)과 9번(문성곤)이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동양인이라는 육체적 한계는 보이지 않았다. 미국대학농구에 갖다놔도 충분히 통할 선수”라고 호평했다. 이종현과 문성곤이 국가대표라는 설명에 “역시”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민형 고려대 감독은 “역시 국내에서 이런 높이를 만날 수 없다. 흑인의 높이와 파워에 많이 적응하고 훈련했다. (이승현과 이종현이) 한국에서는 더 수월할 것”이라며 전지훈련 성과에 만족했다.
국가대표 이종현의 성장은 곧 한국농구의 성장이다. 올해는 FIBA 농구월드컵과 인천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대회가 연이어 기다리고 있다. 이종현은 “호주, 멕시코, 슬로베니아와 한 조에 속했다고 들었다. 내심 미국이랑 붙길 바랬다. 우리가 조 4위를 하면 16강에서 미국이랑 만난다고 하더라. 미국이랑 꼭 해보고 싶다”면서 큰 배포를 보였다.
이종현은 미국에서 배운 몸싸움을 빨리 국내에서 써먹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그는 “신입생 애들이 농구대잔치보다 확실히 좋아졌다. 더 연습하면 MBC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 작년에 나가는 대회마다 다 우승해서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부담을 즐기면서 재밌게 하겠다. 올해도 멤버가 좋다. 전력 차는 크게 없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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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미국)=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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