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포를 좀 빨리 해라. 너무 늦다".
지난 6일 KIA의 자체 홍백전이 열린 일본 오키나와 킨스타디움. 중앙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선동렬 감독이 신인 투수 김지훈에게 템포를 빨리 가져갈 것을 주문했다. 힘있는 공을 던지는 김지훈이 자신있게 투구하지 못하며 뜸들이는 부분을 지적한 것이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선동렬 감독은 어느 때보다 분주하게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투수들에게 시선을 많이 쏟는 모습이다. 지난 3일에는 투수 한승혁이 라이브 피칭을 마친 뒤 백스윙 줄이기를 주문하며 불펜에서 직접 20분 가까이 1대1로 원포인트 레슨까지 했다.

이처럼 선 감독이 젊은 투수들에게 직접 조언과 지도를 아끼지 않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불펜의 중심이 되어야 할 곽정철과 박지훈이 각각 무릎·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고, 김태영도 재활 중이기 때문에 시즌 초반은 어렵다. 유동훈을 제외하면 중간 허리진에 이렇다 할 투수가 없다.
KIA는 선발 로테이션은 어느 정도 밑그림이 그려졌다. 외국인 투수 데니스 홀튼을 중심으로 양현종·김진우·송은범이 4선발로 확정됐고, 남은 5선발 자리를 놓고 서재응·박경태·임준섭이 경합하고 있다. 마무리는 외국인 하이로 어센시오가 맡는다. 그러나 유동훈을 빼면 중간이 비어있어 선 감독의 고민이 크다.
선 감독은 "캠프 기간 연습경기에서 젊은 투수들을 계속 기용할 것이다. 중간에 기용할 수 있는 투수를 찾아 키워야 한다"며 젊은 투수 발굴을 과제로 삼았다. 지난 6일 자체 홍백전에서도 선발 후보 외에 한승혁·박준표·김지훈·김준·박성호 등 젊은 투수들을 집중 테스트했다. 이들은 1일 선 감독과 함께 먼저 괌에서 넘어온 투수들이다.
그 중 사이드암 박준표가 안정된 피칭으로 선 감독을 만족시켰다. 박준표는 이날 홍백전에서 1이닝을 삼자범퇴로 막으며 안정감을 보였다. 선 감독도 선발 후보 임준섭과 함께 박준표를 가장 높게 평가했다. 역시 1이닝을 탈삼진 1개 포함 무실점으로 막은 좌완 김준도 밸런스 보완하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외 우완 강속구 투수 한승혁, 신인 사이드암 김지훈,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박성호도 선 감독이 관심을 갖고 주목하고 있다. 과연 KIA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연습경기 기간 동안 젊은 투수 발굴이라는 지상 과제를 해결할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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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