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령 코치' 신용균, "나이는 숫자일 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2.07 06: 43

"나이가 무슨 관계인가". 
한화에는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령 사령탑 김응룡 감독이 있다. 김응룡 감독은 1941년생으로 만 73세 '할아버지' 감독이다. 그런데 김 감독보다 나이가 더 많은 코치가 바로 한화에 있다. 신용균 불펜코치가 그 주인공인데 그는 1938년생으로 김 감독보다 3살이나 더 많다. 만 76세. 
신용균 코치는 지난해 김 감독 부임과 함께 투수 인스트럭터로 한화와 인연을 맺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대진 불펜코치가 KIA로 이적하게 됨에 따라 한화의 불펜코치 자리가 비었는데 그 자리를 신 코치가 메우게 됐다. 정식 코치로 등록돼 역대 프로 스포츠 최고령 코치가 탄생한 것이다. 

백발이 성한 신 코치이지만 그라운드에서 열정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신 코치가 주로 머무는 불펜피칭장에서는 그의 목소리가 계속 들린다. 손자뻘 되는 어린 투수들의 투구 습관 하나 하나를 꼼꼼하게 짚어주는 신 코치는 직접 동작까지 취하고 잡아주며 열정 가득한 지도를 하고 있다. 
신 코치는 "선수들을 가르치는데 있어 나이는 아무 관계 없다. 어차피 프로인데 나이보다는 얼마나 건강하고, 경험이 있는가를 봐야 한다"면서도 "지난해 1년만 인스트럭터를 하려고 했는데 김응룡 감독이 부탁해서 불펜코치까지 맡게 됐다"고 쑥스러워했다. 
재일교포 출신으로 현역 시절 전설적인 잠수함 투수로 한 시대를 풍미한 신 코치였다. 1963년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며 4번타자 김응룡 감독과 함께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신 코치는 "그게 벌써 50년 전 일이다. 그때부터 김 감독과 인연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크라운맥주·한일은행에서도 김 감독과 함께 했다. 
신 코치는 프로야구 출범 이후에도 여러팀 코치를 맡았다. 1985년 삼미 코치를 시작으로 1986~1988년 OB, 1989~1991년 태평양을 거쳐 1993년에는 쌍방울 감독을 맡았다. 이어 1996~1998년 해태 2군 감독으로 다시 김응룡 감독과 만났고,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삼성 투수코치와 2군 감독으로 김 감독과 함께 했다. 
지난 2010~2011년 KIA 3군 코치로 일선에 돌아온 신 코치의 지도자 인생은 올해로 30년째. 그는 "어린 선수들과 함께 하니 나도 젊어지는 기분"이라며 웃었지만 "올해까지 하고 그만둘 것이다. 올해가 마지막 시즌이다. 한화 성적이 좀 나야 할텐데…"라고 소망했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신용균 코치. 코치 인생의 마지막 해가 될 올 시즌을 기분 좋게 마감할 수 있을까. 한화가 좋은 성적 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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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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